소아암, 알면 완치할 수 있다 - 소아뇌종양 환자의 투병일기
김태형 외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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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커서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만, 아이를 키우면서 제일 어려웠던 일은 아플 때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큰 아이의 경우는 감기로 열이 날 때 경기를 하는 바람에 혹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나 마음 조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파도 참거나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바람에 병을 키워서 중한 상태로 발전할 수도 있어 더욱 신경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아이들 질환에 대하여 쉽고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아암, 알면 완치할 수 있다>가 반가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은 소아암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소아암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소아뇌종양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제가 중학교에 다니던 1967년에 만들어진 홍콩영화 <스잔나>에서 리칭이 연기한 여주인공이 뇌암에 걸려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을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이야기입니다만, 그때만 해도 뇌종양하면 손쓸 방법이 별로 없는 치명적인 병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소아뇌종양의 경우도 일찍 발견하여 적절하게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천해주신 분께서 적어주신 추천의 말씀이 이 책을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서적은 어려운 용어 때문에 읽기가 어렵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은데, 실제 환자를 치료하면서 겪었던 당신의 고충, 부모와 환아의 어려움 등 모든 과정을 쉽게 그리고 전인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설명해주셨습니다.” 이 책은 부모님과 환아가 궁금해 하고, 알아야 할 소아뇌종양에 대한 기본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환아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치료를 마쳤을 때까지 전 과정을 통하여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고, 학교생활과 사회 적응 등 치료 후의 문제까지도 다루고 있습니다.

 

뇌종양은 단단한 머리뼈 안의 폐쇄된 공간에 들어있는 뇌에 생기기 때문에 생기는 특별한 증상들과 뇌가 관장하고 있는 부위에 따른 특별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두통, 구토, 경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밖에도 피로감, 졸림증,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 성격변화와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이런 증상들을 보일 때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사실 제가 신경병리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만, 뇌에 생기는 질환은 정말 다양한데다가 다른 부위에 생긴 암이 전이되는 경우도 많아서 신경계의 질환을 진단하는 일이 정말 어렵기 때문에 병리학을 전공하시는 분들도 기피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저자들도 지적을 했습니다만, 뇌종양은 종류도 다양하고 발생 부위 및 연령 등에 따라서 치료방법과 결과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만을 가지고 추측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저자를 대표해서 김태형교수님은 이 책이 소아뇌종양을 앓는 아이를 둔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될 의학정보와 병원에서 의료진과 의사소통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상식을 제공하고, 부모들이 병원생활에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하고,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의 눈높이에서 이해가 가능하도록 전문용어를 가급적 피하고 쉽게 썼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소아뇌종양에 걸린 어린이가 그림일기로 치료과정을 적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느낀 점을 진솔하게 적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중3때 백혈병으로 치료를 받고 완치된 이은혜씨가 자신이 치료받으면서 겪은 병원생활을 바탕으로 하여 구성했다고 합니다.

 

특이하게도 저자들은 책말미에 환자와 부모 그리고 소아뇌종양을 치료하는 의료진에 특별한 당부를 적고 있습니다. 핵심되는 내용만 옮겨보겠습니다. 환자에게, “암을 극복한 용기 있는 아이는 마음만 먹으면 이 세상에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주어진 순간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기를 바란다.”, 환자보호자에게, “아무리 어린 나이의 아이라도 완벽한 인격체임을 간과하지 마십시오. 때론 아이도 크나큰 고통으로 엄마에게 화를 풀 수밖에 없다는 심정을 이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의료진에게, “때때로 당신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가 두려움에 떠는 환아에게 큰 용기를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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