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물학과 윤리 - 출간 30주년 기념판
피터 싱어 지음, 김성한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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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이자 동물해방론자인 프린스턴대학의 피터 싱어교수가 쓴 <사회생물학과 윤리; 원제 The Expanding Circle: Ethics, Evolution and Moral Progress>는 1981년에 출간되어 우리나라에는 1999년 김성한님의 번역으로 처음 소개되었고, 2011년에 30주년 기념판으로 나온 것을 역시 김성한님이 번역하여 2012년 소개되었습니다.

 

어디에서 이 책을 발견했는지 기억이 없습니다만, 아마도 매주 연재하는 북리뷰에서 다루어볼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는 것을 읽어가면서 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리의 본질을 천착해온 저자는 종교가 더 이상 답을 내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고 과학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우리에게 <통섭>으로 친숙한 에드워드 윌슨교수가 1975년에 내놓은 〈사회생물학:새로운 합성 Sociobiology:The New Synthesis〉였다고 합니다. 윌슨은 이 책의 마지막장에서 ‘윤리를 철학자들의 손에서 과학자의 손으로 넘겨주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히고 있어 철학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것인데, 싱어교수는 윌슨교수의 윤리에 대한 사회생물학적 접근방식이 부정할 수 없는 미숙한 오류를 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리에 대한 사회생물학적 접근 방식은 윤리에 대해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알려주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점이 제가 아직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점입니다. 즉 윌슨교수의 <사회생물학>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싱어교수의 비판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책은 1995년 민음사에서 핵심을 요약하여 <사회생물학 1,2>로 소개하였는데 지금은 절판이 되어 구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싱어교수는 <사회생물학과 윤리>에서 윤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서 이타성의 기원을 추적하는데서 사회생물학적 접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윤리의 생물학적 토대를 인간의 윤리에서의 혈연에 기반한 이타성에서 호혜적 관계를 기대한 이타성, 나아가 집단의 이타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타성을 논하려면 인간의 이기성을 논할 필요가 있는데, 호혜적 이타성에 대한 해석은 1976년 나온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 http://blog.joinsmsn.com/yang412/12583563>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 종족유지본능에 따른 이타성으로 해석이 가능한 점을 언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타성에 대한 다른 시각을 매트 리들리교수의 <이타적 유전자; http://blog.joinsmsn.com/yang412/13147182>에서는 호혜주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헌신성이 이타적 행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리들리교수의 주장이 도킨스교수의 주장을 번복한다기 보다는 보완하는 설명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싱어교수는 자기 보존에 관한 다윈의 진화이론과 윤리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살피고 있습니다. 사실 진화는 생존을 위한 유전자의 본능적 투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윤리의 핵심요소라고 할 이타성과 연관을 지을 수 있는 길은 인간의 이성에서 찾고 있습니다. 즉, 혈연과 공동체의 성원들을 보호하려는 유전적 토대를 가진 이타성에서 윤리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지만, 이러한 이타성이 곧 윤리는 아니며, 이성 능력이 역할을 함으로써 오늘날의 윤리로의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정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의 문화가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인간의 지식이 확장됨에 따라 유전자의 구속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결론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옮긴이가 잘 정리하고 있는 풍부한 각주와 각 장의 논지를 요약하여 먼저 읽을 수 있더록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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