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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서둘러 찾아오고 용기는 더디게 힘을 낸다 - 더 행복한 삶을 만드는 용기에 관한 진실 31
고든 리빙스턴 지음, 노혜숙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 우리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글로벌 경제도 혼미 속에 언제쯤 좋아질지 모르고,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날씨마저도 예측하지 어려운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사람들은 불확실하고 막연하기만 미래에 대하여 불안한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불안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책을 만났습니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을 졸업한 정신과의사 고든 리빙스턴의 <두려움은 서둘러 찾아오고 용기는 더디게 힘을 낸다>입니다.
저자는 한국독자를 위한 글에서 이 책에 담은 메시지를 이렇게 요약하였습니다. “인류는 거대한 위협에 직면할 때마다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투지를 발휘하여 생존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위협들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각자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굴복하지 않는 것, 그리고 이 시대의 위협들을 인간으로서 자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용감하게 마주해야 할 기회로 바라보는 것입니다.(7쪽)” 인류에 대한 저자의 특별한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두려움이나 절망의 종류는 많습니다. 육친 특히 자녀의 죽음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까마득하게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그런 아픔을 어떻게 건널 수 있을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만, 저자는 그런 절망도 당당하게 마주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저자 자신이 두 아들의 죽음을 감당하면서 체득한 것이기에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상실을 겪은 뒤에 종교에서 위안을 받으려 하는 것을 봅니다만, 저자는 그의 죽음이 신의 계획의 일부라는 믿음으로 상실의 아픔을 피하려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사랑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작은 아들이 백혈병으로 죽은 뒤부터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자의 독특한 경력이 이런 삶의 철학으로 발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를 졸업한 다음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의학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전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전쟁의 불합리한 면을 바라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 세대에 일어난 베트남 전쟁은 대중에게서 외면받았고 그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은 엄청나게 값비싼 국가적 실수를 상기시켜주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상대와 전쟁을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배우지 못했습니다.(120쪽)”라고 단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배경에서 그는 9.11사태에 이은 아프카니스탄과 이란에서의 전쟁을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유머가 슬픔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처방이라고 믿는답니다. 그래서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전쟁터에서도 ‘전쟁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라는 유머를 볼 수 있고, 미국인이라면 언급조차 피하지 않을까 싶은 9.11에 관한 유머도 있다고 합니다. 쌍둥이빌딩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이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하자 그 아내가 ‘이야기 끝나려면 아직 멀었어요?’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자주 이야기한다는 유머를 새겨보시겠습니까? “친구들의 장례식에 가지 않았다면 그들이 우리의 장례식에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127쪽)”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아마도 두려움에 마주하는 용기를 배우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용기는 타고나는 재주가 아니라 배울 수 있는 덕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나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처방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기본적인 믿음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어떤 부분에서 행복하고 어떤 부분에서 불행하다고 느끼는지 확인하여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합니다.(170쪽)” 리빙스턴박사가 처방하는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받아보시면 힘든 삶을 헤쳐나가는데 도움이 되실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