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케스트라 -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한 1년의 기적
이보영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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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우리사회에는 적지 않은 숫자의 타문화권 출신인 사람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언젠가 읽었던 이현정님의 <미래의 우리를 만드는 다문화교안; http://blog.joinsmsn.com/yang412/12471335>을 읽고서야 타문화권에서 온 분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의 편린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011년 현재 다문화적 배경을 가진 우리 국민의 비율은 전 국민의 2.5% 이상이며 이 비율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현정님의 설명을 듣고서 다문화의 빠른 정착과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에 있다는 점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서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일을 하고 계시는 임선일박사님께서 엄마를 잃은 딸을 위하여 필리핀에서 온 젊은 신부와 재혼을 결정한 아빠의 의견을 존중해 준 딸이 젊은 새엄마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동화로 엮어낸 <언니, 엄마; http://blog.joinsmsn.com/yang412/12533095>는 감동적인 스토리였습니다. 다문화가정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읽을거리,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로서 <언니, 엄마>가 우리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는 내용을 저도 리뷰에 담았던 것 같습니다.

 

역시 MBC는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주제를 잘 잡아내는 것 같습니다. <양심 냉장고>,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기적의 도서관> 등처럼 사회적 파장이 큰 기획프로그램들을 시청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다문화가정의 소년소녀들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여 연습을 거듭한 끝에 단독 콘서트를 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을 방영했다는 사실을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이보영PD님의 책 <안녕?! 오케스트라>를 통해서야 알게 되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다문화사회로 가는 우리사회를 위하여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어느새 다문화가정의 어린이가 15만명이나 된다고 하니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무언가 시작해야 할 때라는 말이 실감난다 하겠습니다.

 

“<안녕?! 오케스트라>는 오케스트라의 이름이자,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클래식을 접하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모여서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그 아이들이 무대에 서기까지 고군분투하는 1년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라고 이보영PD님은 기획의도를 프롤로그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에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만난 가슴 훈훈한 사연들을 엮어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스물다섯 명의 단원들 - 그 가운데 두 명은 개인 사정으로 중도에 그만두었기 때문에 콘서트까지 같이 하지는 못했습니다만 - 그리고 이들을 지도하기 위하여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기부한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꼬마단원들의 재능을 이끌어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카이 등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이 누구 하나 소홀함이 없도록 담아내고 있는 책이 바로 <안녕?! 오케스트라>입니다. 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이 돋보이고 평소 학교에서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키워낸 것은 이 프로그램의 커다란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물다섯명의 단원들의 부모 중 한 분은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콩고, 중국, 우즈베키스탄, 태국, 파키스탄, 일본, 한국, 러시아 등 열 나라에서 오신 분들이라니 다문화 오케스트라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리처드 용재 오닐이 맡은 것은 필연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이 “2012년 1월, 이보영PD에게서 베네주엘라의 저 유명한 엘 시스테마 같은 오케스타라를 이끌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전형적인 ‘나’는 그 일에 대하여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저, 하겠어요!’”라고 이 프로그램을 열성적으로 받아들였던 것은 아마도 자신의 개인적 배경의 영향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6.25사변으로 전쟁고아가 된 어머니가 미국으로 입양되어 태어난 용재 오닐은 미국사회의 다문화가정 출신이었을 터라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MBC가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과 우리사회를 연결하는 가교로 음악을 선택한 것은 아주 적절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음악은 음악 그 자체로 모든 이야기를 하지요. 음악은 완전하고 강력한 힘이 있어요. 설명도 필요없고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있는 그대로 전해지는 것. 바로 그런 것이 음악입니다.(19쪽)”라는 용재 오닐의 설명은 바로 이점을 뒷받침한다고 하겠습니다. 이 어린이들이 땀으로 일궈낸 공연을 보신 분들이나 보시지 못한 분들도 <안녕?! 오케스트라>를 읽으면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감동의 물결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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