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 생각 속에서 길을 잃곤 하는 당신을 위한 4단계 두뇌 훈련법
제프리 슈워츠 & 레베카 글래딩 지음, 김학진.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흔히 자신의 믿는 바가 틀림없을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이클 셔머는 <믿음의 탄생; http://blog.joinsmsn.com/yang412/13031601>에서 믿음이 형성되는 과정에는 대뇌의 신경세포, 뉴런과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개입하게 되는데, 특히 전대상회피질과 전전두엽피질에서 있는 오류탐지네트워크가 연합학습을 통하여 잘못된 패턴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성을 학습하는 뇌는 진화과정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강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이지만, 아직 완벽한 프로그램으로 완성되지 않은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미있는 패턴을 발견하게 되면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라도 믿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샘 해리스박사는 <자유의지는 없다; http://blog.joinsmsn.com/yang412/13064786>에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자유 의지의 허구성’을 주장하였습니다. 즉, “뇌파검사(EEG)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통해 확인한 결과, 스스로 내린 결정을 인식하기도 전에 뇌의 운동피질이 활동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뇌가 인간의 사고활동을 통하여 만들어진 자유의지에 따라서 만들언 믿음을 속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정신의학을 전공하고 뇌가소성에 관한 연구를 강박증 치료와 연관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는 제프리 슈워츠박사와 레베카 글레딩박사는 정서적 경험을 끊임없이 과대 포장하는 경험이 있는 인간의 뇌의 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 특히 신경과민, 불안과 초조, 긴장감, 우울, 분노, 약물남용, 게임중독,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돕는 방법을 <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에 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프롤로그에 요약한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자아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뇌의 거짓말에 좌지우지되는를 보여주고, 유해한 사고나 감정, 행동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 줄 것이다. 또한 4단계 두뇌훈련법을 삶에 적용하는 방법도 알려줄 것(20쪽)”이라고 적었습니다. 4단계 두뇌 훈련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는 ‘꼬리표 바꾸기’로, 뇌의 거짓말과 불편한 감각을 찾고 실체 파악하기, 2단계는 ‘인식 바꾸기’로 뇌의 거짓말에 대한 인식 바꾸기, 그 생각과 충동이 계속 당신을 괴롭히는 이유 말하기, 3단계는 ‘초점 바꾸기’로 거짓 충동, 생각, 감각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생산적인 행동과 사고로 주의 돌리기, 마지막 4단계는 ‘평가 바꾸기’로 뇌의 거짓말이 만들어낸 생각, 충동, 감각 등이 사실이 아니고 집중할 가치도 없음을 깨닫기의 순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토니, 카라, 애니 등 여덟 명의 등장인물이 안고 있는 정신적 문제점을 과거의 삶, 특히 기억의 심층에 잠재되어 있는 어린 시절 있었던 정신적 충격이 원인이 되어 자아에 대한 생각을 왜곡하는 뇌의 거짓작용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식하지도 못했던 과거의 일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정신장애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싶습니다. 프로이드류의 주관적 해석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들이 제시하는 치료법은 분명 효과가 입증되는 사례들이 있었을 것이므로 타당한 점이 있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만, 객관적이지 못한 원인이라면 전체적인 치료과정을 과학적이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음과 두뇌가 다르다는 저자의 주장을 인용해보겠습니다. “두뇌는 환경으로부터 정보, 즉 이미지나 남들의 말, 혹은 감정적 반응이나 신체적 감각 등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동적으로 암기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인식이나 고민은 없다. 이렇게 처리된 입력 정보는 우리 의식 차원으로 들어간다. 마음은 바로 여기서 개입한다. 이 단계에서 마음은 두뇌가 보내온 정보에 초점을 맞출지, 아니면 다른 정보에 집중할지 결정한다.(44쪽)” 샘 해리스의 자유의지 이론과는 차이가 있어 보여서 이 점이 어떻게 정리될지 궁금합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ㅋㅋ 2013-06-0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요? 샘 해리스가 말한 자유의지란 것도 결국, 생각을 말하는 겁니다. 내가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마음속에서 결정되어진 것... 다시 말하면 그게 생각이죠. 이 책에서 말하는 마음은 내부에서 올라온 그 생각에 동의를 할지, 거부를 할지, 하는 판단이구요.

처음처럼 2013-06-07 14:31   좋아요 0 | URL
차이가 없을까요? 샘해리스의 자유의지에 관한 실험결과는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것은 제 생각입니다.)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샘 해리스와 같은 해석도 가능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