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5 (보급판) - 왕의 귀환 1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이미애 외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반지의 제왕 5편은 그동안 서로를 파악하기 위하여 암중모색하던 선과 악의 세력이 대규모로 충돌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3편에서 사우론의 사주를 받는 사루만이 마크의 영주 세오덴과 겨루어 패하지만, 본격적인 전투는 보로미르의 아버지 데네소르가 섭정하고 있는 곤도르의 미나스 티리스에서 시작됩니다. 미나스 티리스는 언젠가 간달프가 ‘일곱 개의 별, 일곱 개의 돌 그리고 하얀 나무 한 그루’가 있는 궁성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데네소르는 악의 세력으로 넘어가지 않은 사해(四海)의 종족들에게 구원을 요청하지만 이들이 도착하기 전에 악의 세력에 가담한 연합군은 미나스 티리스로 몰려와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상황을 맞게 되는데...

 

호빗족 피핀으로부터 아들 보로미르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 데네소르는 적의 공격이 임박해 있는 상황에서 다른 아들 파라미르를 매몰차게 대하고 전투를 지휘하러 성벽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탑안에 웅크리고 들어앉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데네소르가 이상한 행동을 보인 것은 그가 가지고 있던 팔란티르의 신석 때문이란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절대반지의 처리방안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사태를 꼬이게 만들었던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 왜 형이 아닌 제가 이실리엔에 남았는지 기억해 달라’는 팔라미르의 애원에 대하여 “내 자신이 타 놓은 쓴 잔을 더 이상 휘젓지 마라.(148쪽)”고 답하고, 절대반지의 처리에 대한 간달프의 생각과는 다른 자신의 생각을 말합니다. “그걸 사용하는 것 위험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지각없는 반인족들에게 맡겨서 바로 적의 영토로 보내는 두 가지 어리석음은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절대반지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보로미르를 반지원정대에 보낸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곤도르의 구원요청을 받은 아라고른, 레골라스, 김리 그리고 메리 등은 로한의 세오덴 왕과 함께 곤도르로 진군할 경로를 의논하고, 아라고른은 고향의 아버지가 보내온 사자(使者)로부터 ‘시간이 없다. 길을 서둘러야 한다면 사자(死者)의 길을 기억하라’는 전갈을 받고 고민에 빠집니다. 사자의 길은 산자가 지날 수 없다는 전설의 길입니다. 세오덴 왕은 나팔산성으로부터 산길을 따라 에오윈 공주가 기다리는 검산오름을 거쳐 에도라스에 이르는 경로를 선택하고, 아라고른은 부친의 전갈대로 사자의 길을 선택하여 세오덴 왕을 놀라게 합니다. 하지만 예언자는 이미 이런 정황을 예언하였던 것입니다. “그들이 서약한 자의 후계자가 북쪽에서 오리라, 위급한 상황에 몰려 그는 사자의 길에 들어서리라.(84쪽)”

 

과연 아라고른은 사자의 길에서 실마리를 풀어내게 됩니다. “그것은 내가 곤도르의 왕 이실두르의 후계자 엘렛사르이기 때문이다.(101쪽)” 아라고른은 데네소르가 섭정을 맡고 있는 곤도르의 왕이었던 것입니다. 사자의 길에서 오랜 세월을 기다려온 자들을 이끌어 내서 전장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라고른의 선택은 미나스 티리스를 방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런 아라고른의 실체는 미나스 티리스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파라미르, 에오윈공주 그리고 메리를 치료하는 기적을 보임으로서 그가 왕임을 증명하게 됩니다. 곤도르의 옛 전설에 의하면, ‘왕의 손은 치유자의 손’이라 했고, 그것으로 적법한 왕이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아라고른은 자신이 고대의 언어로 ‘엘렛사르, 요정석, 그리고 엔비냐타르, 즉 부활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이들의 목숨을 살려내게 됩니다. 그래서 곤도르 왕이 돌아왔다는 의미로 ‘왕의 귀환’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 같습니다.

 

로한의 왕 세오덴 왕은 미나스 티리스가 함락될 위기의 순간에 도착할 수 있었고, 악의 세력이 성을 공격하기 위하여 뿌려둔 어둠을 틈타서 악의 세력을 뒤에서 무찔러 들어가 대오를 흐트러트립니다. 미나스 티리스 성 인근의 숲에 사는 야인들이 길잡이로 도움을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공격에 나선 악의 세력이나 이를 막으려는 선의 세력 모두 대회전에 대비하여 세력을 규합하기 위하여 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음을 알겠는데, 도대체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종족들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집니다.

 

미나스 티리스 방어에 성공한 연합군은 차제에 대오를 정비해서 악의 세력의 본거지로 향하게 되는데, 아마도 이번 전쟁의 마지막을 장식할 전투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은 예정된 과정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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