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폭풍 - 치명적 신종, 변종 바이러스가 지배할 인류의 미래와 생존 전략
네이선 울프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금년 들어 중국 여성 2명이 신종 플루로 사망했다는 뉴스와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희생된 사람이 있다는 뉴스에 이어서, 인류에 치명적일 수 있는 남극에서 신종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http://blog.joinsmsn.com/yang412/13062957). 인플루엔자를 비롯하여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에 대하여 국제 보건 당국이 일반인이 보기에는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1918년 스페인에서 처음 등장해서 순식간에 확산되어 공식적으로는 2,000만명, 비공식적으로는 1억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는 스페인독감의 대유행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었던 고통스러운 기억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지나 콜라타 지음, 독감; http://blog.joinsmsn.com/yang412/3963341). 당시 유행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5N1형으로 조류독감이 돼지에 동시에 감염되면서 치사율과 감염력이 높은 새로운 변종으로 탄생하였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새로운 형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만들어지지 않은 젊은이들이 주로 희생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입니다.

 

치명적인 전염병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전문가들은 인류에게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는 미생물이 처음 출현하는 단계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조기에 발견하고 억제하는 방법을 찾기 위하여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바이러스 폭풍>은 바로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전염병의 조기에 발견하여 억제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글로벌 바이러스 예보>를 창립한 네이선 울프박사입니다. 저자는 새로운 판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세계보건기구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등급)이 처음 나타나는 때를 철저하게 추적하는 것. 그래서 그런 유행병이 전 세계로 확대되기 전에 철저히 파악하여 확산을 막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11쪽).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부 ‘몰려드는 먹구름’에서는 병원균과 인류와의 관계를 뒤쫓고 있습니다. 특히 인류의 보건을 위협했던 미생물들이 사실은 인류 사이에서 처음 생겨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야생동물 사이에서 유행을 일으키는 동물전염병이거나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잠복하고 있던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인류의 활동범위가 확대되면서 이런 동물들과 인간 사이의 거리가 좁혀진 것이 일차적 원인이 되었고, 인류문명의 발전에 따라서 마차, 차량, 선박과 비행기 등 이동수단이 빨라지면서 병원미생물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2부 ‘공포의 판데믹’에서는 최근들어 판데믹 상황이 유난히 자주 맞게 되는 이유가 무엇이고, 판데믹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3부 ‘바이러스 사냥’에서는 ‘판데믹의 예방’이라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보면 꿈같은 일을 일구고 있는 사람들의 노력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항생제와 백신을 개발해냈을 때 인류는 전염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인류가 통제에 성공한 것은 천연두가 유일한 바이러스성 질환일 뿐이며,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를 비롯하여 새롭게 등장하는 바이러스의 유래를 추적하는 일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IT기술을 활용한다면 판데믹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요점인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을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이견이 있을 수도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이러스의 습격’편에서 설명하고 있는 광우병의 유래에 대한 설명 가운데 양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스크래피가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설명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스크래피에 걸린 양을 소사료의 원료로 사용했던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인데, 스크래피 유래설보다는 비정형 광우병에 걸려 폐사된 소가 사료의 원료로 투입되었어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저자는 흥미로운 주제를 아주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판데믹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고, 또한 보건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판데믹을 조기에 차단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멕시코에서 시작한 독감이 유행하던 때, 보건당국의 권고사항을 기피하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판데믹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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