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주택 - 전세대란의 마지막 희망
임성은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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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의 보유에 관한 세금부담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방향이 선회한 이후로 상승세를 보이던 주택가격이  하향세를 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매매가격이 분양가격보다 낮아 주택을 분양받은 분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는 것 같습니다. 주택가격이 하향세를 타게 된 배경에는 세금정책에 맞물려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는 추세에다가 주택보유보다는 현실적 소비에 비중을 두는 성향도 기여했다는 분석을 본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택가격은 떨어지는 상황인데 전세가격은 급등하는 이상현상이 일고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보유를 기피하는데서 오는 전세수요의 증가 때문이라고 한다면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택은 중요한 제태크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신혼 초에 집을 장만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여력이 없어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을 때 자고나면 집값이 오르는 바람에 망연자실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때는 오르는 집값을 따라서 전세값도 덩달아 오르던 때라서 전세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 이번에는 또 얼마나 올려주어야 할지 걱정이 앞서곤 했습니다. 전세대란이라는 단어가 그때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아파트 분양을 받아보려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당첨이라는 행운과는 거리가 멀게 태어났기 때문이었던지 꽤 오랜 기간을 전세로 전전하던 아픈 기억입니다.

 

요즘처럼 전세가격이 뛰고 계약에 따라서 이리저리 이사를 다녀야하는 신세가 지겨울 때는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하지만 주택가격의 동향이 어떻게 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 외국처럼 장기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방법이 있거나 장기간에 걸쳐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제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장기전세주택 박사1호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임성은 박사님의 <장기전세주택>은 ‘전세대란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것처럼 지금까지 소유의 개념으로 보유하던 주택을 거주의 개념으로 전환시키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주택제도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장기전세주택’이란 개념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 제도의 도입과정, 그리고 다른 유형의 주택정책을 비교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민간에 의하여 주도되는 주택시장에 주택정책을 가지고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상황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하 주택은 상품이다. 국가가 최소한의 주택시장 개입으로 사회발전을 도모하고자 하지만, 이 경우 시장메커니즘은 인간의 기초수요인 주택서비스를 모든 사람들에게 충분하고 공평하게 제공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87쪽)”라고 적고 있는 것처럼 시장에 맡겨진 주택이 필연적으로 야기한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게 되었는데, 국가의 형태에 따라서 그 개입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3장과 4장에서는 장기전세주택 정책에 대한 정책당국자들과 실제 입주자를 중심으로 인식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주택에 대한 개념은 아직도 투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나 거주수단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인식의 변화가 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장기전세주택의 공급물량이 늘어가게 된다면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임성은 박사의 <장기전세주택>은 저자가 연구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통계자료들을 인용하고 있고, 주제의 전개방식이 논문방식을 따르고 있어 딱딱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삼대요소 가운데 하나인 주거문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주택의 개념의 방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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