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4 (보급판) - 두 개의 탑 2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이미애 외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2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로미르의 순간적인 탐욕으로 반지원정대가 흩어지게 되고 프로도와 샘만이 모르도르로 향하게 됩니다. 3편에서는 두 그룹으로 쪼개진 반지원정대에서 오르크에게 납치된 피핀과 메리를 구출하기 위한 아라고른, 레골라스, 그리고 김리의 활약을 뒤쫓아 드디어 오르크에게 호빗을 납치에 오라는 명령을 내렸던 사루만의 본거지를 제압하는 성과를 올리게 됩니다.

 

반지의 제왕 4편은 쪼개진 반지원정대, 절대반지를 지니고 있는 프로도와 샘을 뒤쫓고 있는 것이니 단촐해진 반지원정대의 행로를 뒤쫓게 되는 셈입니다. 2편의 마지막 무렵 숨어서 일행을 뒤쫓던 골룸이 4편에서 드디어 프로도와 샘과 조우하게 됩니다. 제가 둔한 탓인지 영화에서는 분명하게 갈라내지 못했던 골룸의 이중인격이 책에서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교활한 캐릭터인 골룸과 착하고 충직한 스메아골이 상황에 따라 등장하는 묘한 캐릭터입니다. 아직 초반인 탓인지 골룸의 캐릭터는 숨겨지고 주로 스메아골의 캐릭터가 두드러지고 있어 프로도와 샘에 의하여 제압된 스메아골은 풀어주는 대신 프로도를 주인으로 섬기게 됩니다.

 

골룸이라는 등장인물은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 일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황량한 습지에 빠진 두 사람은 이 지형을 잘 알고 있는 골룸에게 모르도르의 입구까지 안내할 것을 요청하게 됩니다. 암흑의 군주 사우론이 지배하는 땅으로 들어가는 관문 키리스 고르고르(악령고개)에는 모르도르의 이빨이라고 부르는 두 개의 높은 탑이 있습니다. 이곳은 사우론의 군사가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인데, 골룸이 숨겨진 통로를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궁즉통이라 했던가요? 프로도가 골룸과 동행해야 하는 운명이라는 것을 알 것 같습니다.

 

프로도와 샘이 헤맸던 습지는 곤도르왕이 지배하는 땅이고, 3편에서 죽었던 보로미르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프로도 일행은 보로미르의 동생 파라미르의 군대와 만나게 되는데, 파라미르는 보로미르와는 달리 치밀하면서도 심지가 굳은 것 같습니다. 프로도와 샘을 추궁하여 반지원정대에서 맡은 미션이 무엇인지를 캐려들지만 약속한대로 그들을 보호하게 되니 말입니다. 세상사람들이 반지원정대에 참여한 종족들 같았으면 정말 살기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인간에게는 보고 도망쳐야 할 위험한 것들이 있다는 걸 알 만큼은 현명한 사람이오.(181쪽)”라는 파라미르의 말을 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4편에서는 절대반지를 모르도르까지 가지고 가서 파괴하는 임무를 프로도가 맡게 된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게 됩니다. 강인하면서도 좌절하지 않는 성격에 더하여 치밀함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절대반지를) 스메아골에게 돌려달라는 요구에 대하여, “다시는 그런 소리를 하지마! 그런 생각이 네 마음에 자라게 해서는 낭돼! 넌 그걸 결코 다시 가질 수 없다. 그것에 대한 욕망 때문에 넌 비참한 종말을 맞을 수도 있어.(93쪽)”라고 단호하게 경고하여 골룸의 야심을 꺾어놓는 장면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골룸의 속셈이 곧 들어나게 됩니다. “난 그가 얼빠진 머릿속에 또 하나의 명료한 계략을 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253쪽)”라고 프로도는 착각한 것인데, 다른 사람을 쉽게 믿는 호빗족의 성품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얼토당치 않은 믿음 때문에 공연한 고생을 하게 됩니다만... 모르도르로 향하는 숨겨진 통로에는 거대한 거미 괴물 쉴로브가 숨어있었던 것입니다. 쉴로부는 오로지 생명체를 붙잡아 피를 마시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어 절대반지를 다시 손에 넣으려는 골룸으로는 프로도와 샘을 쉴로브의 굴로 밀어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도를 주인으로 모시기로 한 스메아골의 약속이 번거로웠던 골룸은 프로도를 쉴로브에게 넘기고 자신은 샘을 붙들려 들지만 샘의 거친 반격에 실패하게 됩니다. 골룸의 함정을 벗어난 샘은 거미줄에 묶인 프로도에게 덤벼드는 쉴로브를 격퇴하지만 프로도가 절명한 것으로 오해하고서는 프로도가 맡은 미션을 대신해서 수행하려 나서게 됩니다. 호빗족이 반지를 운반하는 역할을 맡게 된 이유가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순수하고 충직한 종족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프로도가 죽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샘은 오르크에게 붙잡힌 프로도를 되찾기 위하여 뒤따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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