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 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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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데이비드 맥레이니의 <착각의 심리학; http://blog.joinsmsn.com/yang412/12899785>을 비롯해서 심리학을 다루는 대부분의 책들에서 빠트리지 않고 인용하는 ‘투명 고릴라 실험’을 통하여 인식의 오류를 지적한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 교수의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드디어 읽었습니다.

 

서문을 보면, “우리는 누구나 자신 앞에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과거에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으며, 지식의 한계를 잘 이해하고,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직관적인 믿음은 틀릴 때가 많고, 우리의 인지능력이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기도 한다.(6쪽)”고 적고, ‘투명 고릴라 실험’은 인간의 생각하는 방식을 광범위하게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에서는 우리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일이키는 6가지 착각을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주의력 착각, 기억력 착각, 자신감 착각, 지식 착각, 원인 착각, 잠재력 착각 등입니다. 투명 고릴라 실험은 그가운데 첫 번째 주의력 착각을 설명하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흰셔츠와 검은셔츠를 입은 선수들이 농구시합을 하고 있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흰셔츠를 입은 선수들이 패스하는 횟수를 헤아리도록 주문받은 피실험자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중간에 고릴라 변장을 한 사람이 등장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무주의 맹시’라고 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세상의 특정부분의 모습이나 움직임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사물이 나타나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주의 맹시가 꼭 나쁜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무주의 맹시가 없는 사람은 동시에 두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무주의 맹시가 있다고 해도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 또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주의 맹시가 있는 사람들은 운전을 하면서 핸즈프리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일조차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섯 가지 착각 가운데 다섯 번째 원인착각을 설명하면서 저자들은 2005년 신시내티 지역에서 홍역이 소규모로 확산되었던 상황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홍역은 호흡기를 통하여 전염되는데, MMR백신을 통하여 체계적인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통하여 강력하게 통제되는 급성 전염병이기도 합니다. 홍역과 같은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은 집단의 90% 이상이 백신을 맞아 면역이 만들어진 상태에 이르면 집단 내에서 전염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미국에서는 홍역백신이 소아자폐증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홍역백신을 기피하는 경향이 생겨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1998년 영국의 내과의사 앤드류 웨이크필드가 랜싯이라는 의학잡지에 자폐증 환자 12명 가운데 8명이 MMR백신과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면서 이슈가 되기 시작했고, 웨이크필드의 논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저자들은 플레이보이 출신 배우 제니 맥카시가 미국사회에서 홍역백신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인용하면서 그녀의 인식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 역시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 있는 제니 맥카시의 책 <예방접종이 자폐를 부른다; http://blog.joinsmsn.com/yang412/12171623>를 읽고 문제점을 정리한 리뷰를 작성한 바 있어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잠재력착각에 관한 설명 가운데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치매와 관련된 이야기에 주목하였습니다. 저자는 닌텐도사의 게임이 두뇌기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dsn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줄어들며, 운동을 할수록 우리 몸은 나아집니다. 그런데 두뇌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레인 에이지는 인지훈련을 통해 뇌로 가는 혈류를 개선할 수있다는 전제 하에 기획되었습니다.(317쪽)” 하지만 저자들은 닌텐도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두뇌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지훈련을 하는 것보다는 유산소운동이 훨씬 좋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인용하여 이를 반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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