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뇌 - 당신의 뇌가 정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법
토르켈 클링베르그 지음, 한태영 옮김, 정갑수 감수 / 윌컴퍼니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컵에 물을 따를 때처럼 용량이 정해진 경우에는 금세 이해가 됩니다만, 인간의 능력과 같이 딱 떨어지는 적절한 한계가 어딘지 분명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적절한 한계보다 조금씩 더 활동을 해온 것이 오늘날의 인간의 모습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과거에 살던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분량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하여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답을 인지신경과학을 전공한 토르켈 크링베그그교수의 <넘치는 뇌>에서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부로부터 들어온 다양한 자극이 기억으로 저장되는 과정은 아직도 완전하게 밝혀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뇌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신경세포와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신경섬유망이 복잡하고 얽혀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수없이 많은 작은 방에 기억이 차곡차곡 저장될 것 같지만, 이런 방은 볼 수 없습니다. 이 책을 감수하신 정갑수박사는 “특정한 정보는 하나의 세포에 저장되기보다는 세포들의 집단에 특별한 패턴으로 저장된다. (…) 하나의 기억이란 하나의 패턴인 것이다.(5쪽)”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인류의 조상 크로마뇽인과 비교가 되지 않는 분량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현대인이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통제주의력, 자극주의력 그리고 각성이라는 세 가지 주의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외부의 자극에 주의를 집중하지 않으면 이를 쉽게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부주의가 건망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대니얼 샥터는 <기억의 일곱가지 죄악; http://blog.joinsmsn.com/yang412/12562617>의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이 우리의 뇌에 기억으로 갈무리되려면 작업기억의 형태로 일시적으로 저장된다고 합니다. 대개는 몇 초 동안 정보를 기억하는 것인데, 시각정보 저장을 담당하는 시공간메모장, 구두정보 저장을 담당하는 음운루프, 그리고 이 둘을 조율하는 중심요소인 중앙관리자가 있다고 합니다.(69쪽) 그밖에도 작업기억 속에 일화정보를 저장하는 임시완충기라는 작업기억 저장소도 있다고 합니다. 이 작업기억은 용량이 제한되어 있지만 장기 기억은 무한용량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장기기억과 대비되는 단기기억과 작업기억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옛날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 같습니다. 이는 훈련을 통해서 가능해진 것이라 생각됩니다. 멀티태스킹 능력은 작업기억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경우가 해당이 되겠는데, 실험에 따르면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일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법정한도를 넘어선 상태와 비교될 정도로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합니다. 앞서 요즘 젊은이들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작업기억은 훈련을 통하여 향상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인지기능에 관한 훈련에 관한 내용도 있습니다. 즉,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두뇌훈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독서, 체스, 악기연주, 춤과 같이 지적으로 도전적인 활동을 일주일에 2~3회 정도로 하는 것이 치매발병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전거타기, 걷기, 골프 등과 같은 신체운동은 정신건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를 기억으로 저장하기 위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보를 수용하기 위하여 주변환경을 통제하고 쉽게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명상수련이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정리를 해보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들의 뇌를 훈련시켜 기억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내용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용어들이 많아 다소 이해가 어려운 점이 아쉬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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