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 게리 해멀이 던지는 비즈니스의 5가지 쟁점
게리 해멀 지음, 방영호 옮김, 강신장 감수 / 알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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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면 제가 참여하고 있는 학회의 회장을 맡아야 합니다. 10년 전 학회 창립 당시 간사장을 맡아 어려운 여건에서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던 학회가 이제는 국제학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기에 이르렀으니 나름대로 성장은 이루었다고 하겠습니다. 문제는 국내외에서 명실 공히 인정받는 학회로서 위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학회가 참여하고 있는 국제학회의 회장에 내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국제학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비전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학회 역시 다른 조직사회와 크게 다를 것이 없이 전체 회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강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고민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는 때, 세계 최고의 경영전략가 게리 해멀의 최신작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읽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지금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다뤄야 할 최대 쟁점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습니다만 리더십, 팀, 동기부여 같은 경영에 관한 평범한 소재가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 극심한 변화와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멈추지 않는 혁신의 바람을 타고 가기 위한 조직관리 이론을 다방면에서 고찰하였다고 하니, 비즈니스 이외의 영역에서의 조직관리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섯 가지의 멋진 화두(話頭)는 가치(Values), 혁신(Innovation), 적응성(Adaptability), 열정(Passion) 그리고 이념(Ideology)입니다. 가치를 제일 먼저 꼽은 이유는 최근 글로벌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기업사회가 보인 도덕적 해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가치, 즉 도덕적 가치의 부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혁신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살아남기 위한 장기 가치를 창출하는 유일한 지속 가능전략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혁신을 추진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격차를 인식하고 좁히기 위한 구체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적응성이나 열정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추진동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점이며, 마지막으로 이념, 즉 경영이념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통제의 개념과는 다른 열린 경영이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저자의 논리전개 방식을 드러내 듯, 다섯 가지의 화두를 설명하기 위하여 다섯 개로 나눈 장에는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다섯 개의 글을 담았습니다. 42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면서도 대하소설처럼 중언부언하지 않고 간결한 문체에 핵심은 개조식으로 요약정리하고 있어 독자들이 빠트리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관리에 필요한 다섯 가지의 핵심사항, 즉 신의, 관용, 신중, 책임, 공정 등을 가치편의 머리부분에서 짧게 요약하여 독자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내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점은 경영을 논하면서도 물리, 수학은 물론 의학 등 다양한 자연과학 영역의 지식을 인용하여 경영전략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점입니다. 역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이 시야를 넓게 해주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격이 달라졌다는 정부의 주장을 자화자찬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세계적인 경영전략가가 쓴 책에서 한국사회와 한국의 기업에 대한 평가가 인용되고 있음을 보면 이런 분들이 생각을 바꾸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저자의 처가의 성공사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핀들리농장의 가치 기반이 되었던 검약, 절약, 절제, 희생 등의 미덕은 미국과 영국, 한국과 일본 등 동서양 여러 나라에서 중요시되고 있다.(62쪽)”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LG전자가 7위에 올라있는 비즈니스 위크 선정 혁신기업 명단을 인용하고 있고, 삼성을 수상자형 혁신기업으로 소개하고 2010년 미국특허를 4,551개나 신청하고 있음을 인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애플이 여타의 경쟁기업들에 비해 폭넓은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하면서도 삼성을 예외로 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정황을 읽으면서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정도 저자가 주장하는 선진국의 소비자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적어둡니다. 맥킨지 앤드 컴퍼니가 2007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대기업들이 ‘다소’ 또는 ‘대체로’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10명 중 4명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67쪽)”

 

조직관리에 관심이 있는 중간관리자는 물론 조직관리에서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CEO들이 읽으면 고민을 해결할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이 정리된 경영전략서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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