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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의 심리학 - 당신의 감정, 판단, 행동을 지배하는
데이비드 맥레이니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심리학 분야가 주목받게 되면서 다양한 심리학 관련 서적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심리학을 전공하시는 학자들이 자신들의 연구결과 혹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심리현상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맥레이니의 <착각의 심리학>은 분명 심리학전문가들과는 달리 쉽게 읽힌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그것은 저자가 ‘심리학 블로그’를 표방한 자신의 블로그(http://www.youarenotsosmart.com; 사진)를 통하여 소개한 글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일반인이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즉 검증된 글발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역시 짧지 않은 세월동안 블로그를 운영해온 저로서도 부럽기도 하고, 무언가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고, 역시 책읽기를 마치고서는 확실한 무엇을 손에 잡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인간의 망상을 기념함(A Celebration of self delusion)’이라는 문패를 걸어두고서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오해에 대한 심리학적 설명을 올리는데 당연히 심리학 혹은 뇌과학에 관한 전문가들의 연구논문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하면서, 상식과 관습에 시시콜콜 딴지를 거는 내용이 방문객들의 폭발적 반응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블로그에 담은 그의 글들은 출판쪽의 주목을 받게 되고, <착각의 심리학>은 그 첫 번째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블로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느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블로그 글은 지나치게 길면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데 실패하기 쉽습니다. 저의 경험에서는 A4 용지 한 장 정도의 분량, 아니 그보다도 화면을 이동하지 않아도 전체 글을 읽을 수 있는 정도면 딱입니다. 그러므로 짧은 글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요약하는 글쓰기 솜씨가 필요한 것입니다.
<착각의 심리학>은 기본적으로 문제 제기에 이어 주제에 관한 관련분야의 논문 혹은 텍스트를 요약하는데, 이 부분 역시 두 세 개 정도의 대표적 논문을 인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실은 이 부분이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만, 주제에 관한 저자의 생각 혹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반 페이지 내외의 분량으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편집자는 특히 이 부분을 붉은 글씨로 강조하는 특별한 기획으로 독자의 눈을 붙들고 있습니다.
‘인지적 편견’, ‘발견적 학습’ 그리고 ‘논리적 오류’의 주제에 속하는 모두 서른아홉 꼭지의 이야기를 1. 착각하는 자아, 2. 억측에 가까운 예측, 3. 어설픈 경험, 4. 허점투성이 논리, 5. 관성화된 습관 등 다섯 부문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들은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를 펼치고 읽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어떻든 저자는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새로운 주제를 만날 때마다 당신은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곧 자신이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인지적 편견과 불완전한 발견적 학습, 그리고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논리적 오류 덕분에 시시각각 자신을 속이며 현실과 타협하고 있음을 깨달을 것이다.(18쪽)” 정말 그런가?
금년 말에 대통령선거가 있으니 “도대체 왜 사람들은 정치인의 빤한 거짓말에 속는거야?”라는 제목으로 된 ‘제3자 효과’편을 보면 세상의 관찰자이면서도 자신은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는 당신을 ‘나는 대중이 아니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질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나를 세뇌시키기 위하여 어떤 감언이설로 속이고 있는지 냉정하게 검토해보라는 저의 해석을 덧붙여 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미래는 당신이 예측한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첫 단계가 늘 현재 상황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서 시작되지만 그래도 이어지는 행동은 상황이 진짜인양 행동하다 보면 예측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재미있습니다.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읽어보시고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