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쁜 기억은 자꾸 생각나는가 - 뇌가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
김재현 지음 / 컨텐츠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기억을 공부하기 위하여 <왜 나쁜 기억은 자꾼 생각나는가>를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고를 때 글쓴이가 어떤 분인지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김재현선생님으로 되어 있습니다. -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경력에 관한 정보는 구체적이지 않고 그저 “뇌를 공부하는 의사이자 비전을 가르치는 강사이다. 진료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뇌와 비전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을 들려주고, 동기 부여를 하는 의사로 유명하다.”라고 되어 있는 탓에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 보통 부르는 직함으로 부르겠습니다. 뇌의 어느 영역을 공부하시는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든 <왜 나쁜 기억은 자꾸 생각나는가>라는 제목이 제 눈길을 끌었는데, 기억의 만들어지고, 저장되고, 다시 끄집어내는 과정에서 나쁜 기억이 특히 오래 가는지 그리고 그런 특별한 기억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뇌과학분야의 연구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크게 실망했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책에 담긴 내용을 보면 저자가 기억에 관한 뇌과학연구를 직접하고 있다고 보이는 점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기억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흥미있게 읽을거리를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형식의 책은 특히 일본에서 대중을 위한 읽을거리로 나온 것들과 흡사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오후에 시내출장에 나선 길에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저자의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젊어서 부터의 내공 때문일까요? 제가 19살이 되었을 때, 저자처럼 이데올로기를 정의할 수 있었던 것 같지 않아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데올로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하고 생각으로 풀어가는 정신활동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할아버지의 세상 걱정도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지요.(18쪽)”

 

저자는 아주 다양한 자료들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과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학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흔히 뇌는 써야만 좋아진다고 말한다. 예컨대 꼭대기에 매달린 나뭇잎을 먹으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니 목이 길어진 기린처럼 용불용설이 뇌 계발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31쪽)“ 동물의 진화를 설명하는 용불용설은 근거가 없어 더 이상 진화론의 하나로 인용되지 않는 흘러간 학설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 영화, 의학잡지 등 기억에 관한 일화를 다룬 다양한 자료를 적절하게 배치하고 있는데,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관련 책을 구입해서 통독했다.(176쪽)”고 하신 저자의 고백처럼 저 역시 기억을 주제로 하여 책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꾸준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전체가 일정한 흐름을 통하여 연결된다기 보다는 개별 제목의 글들이 독립적으로 읽어도 무관하다고 보입니다. 기억의 형성에 관심 심도있는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자기개발서의 한 종류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리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책을 읽으면서 발견한 저자와의 공통점 하나입니다. 힘들고 지치거나, 혹은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위출될 때 저자는 ‘내가 전주 김재현이다’라고 속으로 되뇌면서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제 경우는 스케일이 조금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양기화다’라고 주위분들에게 말했으니 말입니다. 그때 제 호언장담을 들었던 분들을 만나면 그때의 호기는 다 어디로 갔느냐는 말씀을 하시면 웃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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