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저의 생일이 들어있었습니다. 지난 주 전체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위원장님께서 당신 방으로 따라 부르시더니 책을 한권 건네셨습니다. 생일선물이라 하셨습니다. 날아갈 듯한 붓글씨로 축하말씀까지 적어주신 책이 바로 조정민목사님의 <사람이 선물이다>였습니다.
‘조정민의 Twitter잠언록’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것처럼 이 책은 트위터를 통해서 정제된 목사님의 생각모음이라고 합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메시지를 전하게 되신 계기를 프롤로그에서 읽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트위터는 점점 ‘긴 말하기 훈련’에 익숙해져 갈 무렵 새롭게 발견한 한마디 광장입니다. 다들 광장에 쏟아져 나와 140자의 틀 속에 생각을 쏟아냅니다. 광장을 거닐다 문득 성경의 잠언이 떠올랐습니다. ‘솔로몬에게 주셨던 지혜를 주시면 또 하나의 땅 끝에 메시지를 전하겠습니다.’ ‘홍수에 마실 물이 귀하다는데 샘물같은 메시지를 전해보자…’(4쪽)”
이렇게 트위터를 통해서 전하신 말씀 천여 구절 가운데 365개를 골라서 책으로 묶으셨답니다. 즉, 하루 하나씩의 말씀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신 것 같습니다. 저도 최근에야 트윗을 시작했습니다만, 아직은 정제된 생각을 적기보다는 문득 만나는 좋은 말씀을 옮겨적거나, 혹은 블로그 등을 통해서 길게 적은 제 생각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통해서 읽게 되는 목사님의 트윗글은 140자보다 많지 않은 속에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말씀대로 ‘솔로몬에게 주셨던 지혜를 얻으신 것이 분명합니다. 목사님은 이런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언론사에서 받은 훈련 덕분이라고 겸양의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만, 사실 140자로 생각을 다듬기 위하여 정말 많은 시간을 들였을 것이라고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40자로 된 글을 365개는 책 하나로 묶기에 턱이 없을 정도의 분량입니다. 보통 한권의 책을 내기 위하여 쓰는 글의 분량은 200자 원고지 1300매 내외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적은 원고량은 오히려 글과 잘 어울리는 삽화 그리고 흰여백이 생각할 여유를 주는 것 같습니다. 편집자 역시 꽤나 자유분방한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양면에 하나의 말씀과 삽화를 담기도 하고, 가로쓰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때로는 세로쓰기도 볼 수 있습니다. 옛날 세로쓰기 편집방식은 책 오른쪽으로부터 왼쪽으로 읽어나가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요즘에는 그런 편집의 책읽기가 쉽지 않아서 왼쪽으로부터 오른쪽으로 읽어나가도록 변화를 주기도 했습니다. 아주 커다란 활자체로 한면 전체에 말씀 하나를 담은 곳도 있습니다.
이런 책을 단숨에 읽어서는 의미를 제대로 새길 수 없기 마련입니다. 한 구절씩 읽고 그 안에 담긴 저자의 생각을 같이 공유해보려 노력하는 것이 바른 책읽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즈음 관심을 두고 있는 눈물과 기억에 관한 주옥같은 말씀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어 준비하고 있는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요즈음 제 생각에 잘 어울리는 한 대목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나누어야 할 때 나누지 않으면 빼앗깁니다. 내려와야 할 때 내려오지 않으면 떨어집니다. 떠나야 할 때 떠나지 않으면 쫓겨납니다. 그럴 때를 아는 것이 어렵고, 알아도 결단하기는 더 어렵습니다.(200쪽)”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아는 것이 군자의 도리라는 옛말씀을 쉽게 풀어내신 글이라 생각합니다. 사실은 욕심을 버리라는 간단한 충고를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하고 계십니다만, 욕심을 버리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우리네 인생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본 <인디아나존스>라는 영화에서 절벽 위로 쫓긴 주인공이 절벽에 발을 내미는 순간 절벽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딛게 되는 장면이 기억납니다. 버릴 수 있어야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요즈음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욕심을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야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늦었다 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일에 좋은 선물을 주신 위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곁에 두고 생각을 곁들여가며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