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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차드 멩 탄 지음, 권오열 옮김, 이시형 감수 / 알키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 대학생들이 ‘가고싶은 회사’ 1위로 뽑은 곳은 구글이라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굴 본사에는 4천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능력 있고 똑똑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채용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창업주의 독특한 철학이 반영되어 직장분위기도 엄청 자유롭다고 하는데,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것은 물론이고, 근무 시간의 20%는 업무와 전혀 상관이 없는 개인 시간에 쓸 수도 있다고 합니다. 혹자는 진정한 자유로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구글의 직업문화라고도 합니다만, 구글의 사업특성상 직원들의 창의성을 제대로 살릴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형성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구글에서 마음챙김(mindfulness)에 기초한 감성지능 교육과정을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마음챙김은 mindfulness를 우리말로 옮긴 것인데 처음 듣는 단어라서인지 아주 생경한 느낌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조심하는, 주의하는, 염두에 둔, 마음에 새겨 잊지 않는 등의 mindful의 명사형인데 남과 더불어 사는 긍정적 삶의 방향을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담긴 단어라고 한다면 명심 혹은 마음새김 등을 고려해봄직도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저자인 차드 멍 탄이 기획하여 감성지능의 창시자인 대니얼 골만, 스탠퍼드대학의 과학자, CEO 그리고 선승 등이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내용을 읽어보면 ‘명상’이 프로그램의 핵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가지고 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 하겠는데,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직장내 분위기가 그토록 자유로운 구글에서도 감정이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는 모양이다 싶기도 합니다. 명상이라 하면 스스로의 생각을 비우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내용 역시 명상으로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발전시키는 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Search inside yourself)'는 제목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검색엔진을 주무기로 하고 있는 구글의 사업적 특장을 내세우려한 것은 아닐까요?
명상을 배우는 초보자들은 무작위로 떠오르는 잡생각을 뒤쫓다보면 오히려 하지않음만 못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을 발칼 뒤집어 검색을 하다보면 생각들이 엉켜서 스스로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지 않게 될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구글의 교육프로그램은 7주, 20시간에 걸쳐 진행되는데 1단계에서는 주의력훈련을 통하여 청명하고 평온한 마음상태를 만들어 감성지능의 쌓아올릴 토대를 만들게 된다고 합니다. 2단계에서는 훈련된 주의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감정흐름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며, 3단계에서는 예를 들면 ‘이 사람이 행목하길 바라는 것’처럼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정신습관이 몸에 배이도록 훈련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1장에서부터 7장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3단계 교육프로그램의 핵심을 일상에서 만나기 쉬운 사례는 물론 신경과학 등의 연구 성과를 인용하여 설명하고, 8장에서는 이를 리더십과 사회성기술을 함양시키는 데까지 이끌고 있습니다.
마음챙김 대화와 같은 일부 프로그램은 일상에서 시도하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경청하고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였음을 확인하기 위하여 말한 사람에게 들려주고 틀린 점을 확인한다는 것이 핵심내용입니다. 당연히 직장에서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일이 꼬이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은 듭니다만, 일상에서 이를 적용하면 의사전달에 두 배의 시간이 든다는 문제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참 다양하고도 적절한 이야기 거리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우리가 황희정승께서 하신 말씀으로 기억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백미는 “이 마음은 전통적으로 깃대 위에서 펼럭이는 깃발에 비유된다. 깃발은 마음을 상징한다. 강렬한 감정 앞에서 마음은 세찬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처럼 요동친다. 깃대는 마음챙김을 상징한다. 그것은 온갖 감정적 동요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안정을 유지하고 제자리를 벗어나지 않게 한다.(134쪽)”라고 적은 부분입니다. 저자의 비유는 아주 적절하다 싶습니다만,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이라 표현하신 유치환님의 ‘깃발’과 비교하면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리해보면 명상을 통하여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텍스트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마음다스림을 통하여 세계평화를 이루는 데까지 생각을 넓히고 있는 저자가 생뚱맞기도 하면서 참 대단한 인물이다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