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의 시대 - 매일 쏟아지는 정보 더미 속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의 정보를 유통시키는 거대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그 위에 형성되어 가는 무수한 정보의 비오톱.

비오톱에 접속하여 관점을 제공하는 무수히 많은 큐레이터.

그리고 규레이터에 체크인하여 정보를 얻는 팔로워.”


사사키 도시나오가 쓴 <큐레이션의 시대>의 맺음말을 시작하는 글입니다. 여기 적혀있는 내용을 모두 이해하신다면 당신은 인터넷을 포함한 각종 매체에서 넘쳐나고 있는 정보의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아마 맺음말부터 읽었더라면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던 생소한 개념이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후쿠오카 신이치를 발견하기 전까지 대부분 실망하는 편이었던 제가 또 한 사람의 좋은 작가를 만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이니치신문 기자를 거쳐 독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사사키 도시나오는 <플랫혁명>, <전자책의 충격>, <신문, 텔레비전의 소멸> 등의 저서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IT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큐레이션의 시대>에서 저자는 인터넷을 포함하여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넘쳐나다 못해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정보의 흐름에 제대로 올라탈 수 있는가 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건과 사고들을 인용하여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비벼 넣는 솜씨가 아주 일품입니다.

먼저 정보의 유통에서 말하는 큐레이션을 정의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셜 미디어상에서 넘쳐나는 정보의 진위를 가리는 일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면 불가능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인터넷 서핑을 조금해보았다고 해서 금새 그 분야의 전문가 행세를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즉, 정보의 진위를 가리는 것은 어렵지만 그 정보를 보내는 사람의 신뢰 정도는 평가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상에서 ‘사람을 관점으로 하는 정보유통은 압도적으로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을 제공하는 사람을 오늘날 영미권의 웹에서는 ’큐레이터‘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큐레이터가 하는 ’관점의 제공‘이 큐레이션이다.(183쪽)”라고 저자는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큐레이터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학예사’들 가운데 다양한 예술작품의 정보를 모으고, 수집하거나 빌려와 전체에 일관된 의미를 부여하여 일반에 소개하는 기획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얼리 어댑터는 아닙니다만, 조금은 늦더라도 새로운 추세를 이해하고 동참하는 편입니다. 블로그를 통하여 적지 않은 독자들을 만나왔고, 최근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카카오스토리까지 시작하여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SNS세계를 들여다보면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과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을 팔로워라고 부른다면 저자가 트위터에서 차용한 팔로워에 대한 개념이 재미있습니다. “트위터에서 누군가를 팔로우하는 행위도, 팔로우한 상대의 관점을 체크인하는 행위하고 볼 수 있다. 트위터에서 유용하고 재미있는 트윗을 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 그 사람의 눈으로, 그 사람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172쪽)”

 

정보의 바다에서 얻은 정보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면 그 정보로 인하여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좋은 정보의 큐레이터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저자의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관점에 체크인하여 소란스러운 정보의 바다에서 적절하게 정보를 끌어낼 수 있다.(175쪽)”.

소개하는 사진은 최근 나사에서 유튜브에 공개한 지난 2005년 6월부터 지난 2007년 12월 사이 지구상 해류의 움직임을 분석해 시각화한 영상으로부터 얻은 것입니다. 우리는 해류를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곳곳에서 소용돌이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잘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정보의 바다는 끝없이 펼쳐지지만, (…) 바다 곳곳에는 중심축이 있어, 그 축을 기준으로 정보가 모여들어 소용돌이를 만든다. 당신은 정보 그 자체를 찾을 필요가 없다. 어떤 축이 어떤 정보가 머무는 장소인가를 판단하고 그 축의 근처로 가서 축 주위의 물살에 손을 뻗으면 된다. 차갑게 튀어 오르는 물살 속으로 당신의 손을 넣고 부드럽게 물살을 가르면 주위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정보가 당신의 눈에 확실히 보일 것이다.(175쪽)”

 

출판사의 소개글에서 “이 책은 디지털 미디어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보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그런 맥락에서 큐레이션이란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터넷상의 온라인 서비스의 사례나 전략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큐레이션의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작가 사사오 도시나오가 <큐레이터의 시대>를 통하여 정보의 바다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는 길을 소개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가 정보를 생산하는 큐레이터가 되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고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