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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의 독종 마케팅
김영호 지음 / 이담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내고 보면 제목을 정하는 일이 책을 쓰는 일만큼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게 어려운 작업이라는 점을 알게 됩니다. 책에 담은 내용을 충분히 표현하면서도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떠면 번식기에 암컷의 눈에 들기 위하여 화려한 몸단장을 하거나 아니면 멋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수컷의 행동과도 같다고나 할까요? 뛰는 제목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숨고르기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떻든 자신의 이름을 넣은 책이름에 ‘독종’이라는 단어를 넣어서 강한 이미지를 넣은 <김영호의 독종 마케팅>은 마케팅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자는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새겨야 할 화두로 ‘독종’입니다. 독하게 살지 않으면 생존이 거부당하는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는 것인데, 한편으로는 세상사는 모든 사람들이 독하게 살겠다고 나서면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어 혼란에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독자에게 “‘부자’가 되고 싶은가?”하는 질문을 던지고 “당신은 부자가 되고 싶을 것이다.”라고 답을 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만큼의 돈을 가진 부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이어지는 것에서 다소 실망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어떤 부자가 되고 싶은가?’하는 질문이 이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아주 옛날에 이제는 고인이 되신 분들도 있습니다만, 김희갑, 서영춘, 남보원, 트위스트 김 등 전설의 코미디언들이 나온 ‘오부자’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었습니다. 4형제만 두셨던 선친께서 영화를 보고 오셔서 바로 우리 집도 오부자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자는 아니더라도 마음이 부자라거나, 혹은 지식이 많은 부자라거나 등 다양한 부자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오직 재산을 의미하는 부자를 가리키는 듯해서 실망이다 싶었습니다.
다만 독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저자 특유의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저자 나름대로의 삶에 대한 생각을 엿보게 되면서였습니다. 독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삶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읽게 되었습니다. 정리를 해보니, 1부 ‘무한경쟁시대에 사는 당신, 독종마인드로 무장하라’에서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각들을 정리하였고, 2부 ‘1등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라’에서는 한 단계 높여서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기억해야 할 내용을 정리하고 있으면, 3부 ‘미래를 희망으로 바꾸어라’에는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분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부와 노조 등쌀에 서민만 죽을 맛이다. 종업원 5인 이하의 소상인들, 자영업자 그리고 재래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귀족 노조의 싸움판에서 목 빼고 기다리는 외야의 관중 정도나 될까. 금융노조, 자동차 노조 등 이들이 내세운 노동의 귀함이 왜 서민들이 고통으로 이어져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연봉을 몇천만 원씩 꼬박꼬박 받아가면서 말이다.(28쪽)”라고 적은 대목에서는 언급하기 껄끄러운 대목인데 참 용감하다 싶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56쪽에서 내놓은 물품공급 계약서 상에 빼먹은 4곳에 대한 해답을 어디에 감추어 두셨는지 찾지 못했습니다. 힌트라도 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여기에서도 직업의식이 발휘되는 대목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3시간 정도 할애해야 고작 3분 정도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의료서비스를 서비스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따라서 미국의 가정 치료업과 비슷한 서비스가 생긴다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부터 의사도 병원에만 머무르지 말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보여주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120쪽)”하는 부분입니다. 요즘은 예약제도가 잘되어 있기 때문에 3분짜리 진료를 받기 위하여 3시간을 소비하는 정도는 아닐 듯합니다. 또 이런 시스템은 낮은 보험료 부담과 낮은 수가정책으로 시작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정책으로 인하여 만들어진 부분이라 이해해야 할 것 같구요. 가정 치료업, 즉 왕진제도와 유사할 것 같습니다만, 과거 건강보험이 시작하기 전에만 해도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하여 의사선생님이 왕진을 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왕진비를 별도로 받을 때였지요. 지금은? 현실적인 왕진비가 있나요? 미국의 가정식 진료제도 역시 비용부담이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제도일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좌충우돌식인 듯 보이지만 다양한 독자들이 살아가는 지혜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