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커니즘을 알면 간단한 기억의 원칙
앤드류 스미스 루이스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KBS미디어팀에서 나온 <기억>을 읽었습니다. 인간이 기억을 만들어 저장하고 끄집어 내는 과정을 알아보고 실제 생활에서 기억력을 높이는 실험방법과 그 결과도 소개하여 기억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생활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http://blog.joinsmsn.com/yang412/12514814).

 

<기억>이 방송사가 기획하여 광범위한 취재를 통하여 얻은 자료를 정리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이를 책으로 엮어낸 것이기 때문에 읽을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하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한다면, 앤드류 스미스 루이스의 <기억의 원칙>은 학습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용적인 내용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위 땀냄새가 나는 저술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자의 배경이 흥미롭습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국의 대입 준비 전문 교육 기관인 '프린스턴 리뷰'에서 강사로 활동하였으며, 1989년 일본으로 가 '더 프린스턴 리뷰 오브 저팬'을 창립했다고 합니다. 기억 학습 시스템인 세레고 메서드(MILA)를 개발해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특허를 취득했거나 출원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기억에 갈무리하는 원리를 인지 심리학과 뇌 과학에서 밝혀낸 기억의 메커니즘을 조목조목 짚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가. 뇌과학영역이기 때문에 어렵고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쉬운 용어로 요약하고 있어 깊이보다는 독자의 이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억의 메카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반복 학습’과 ‘메타기억 단련’을 핵심으로 하는 기억력 강화법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기억은 인식한 다음에 수십 초 만에 사라지는 ‘단기 기억’과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어 필요할 때 끄집어 낼 수 있는 ‘장기 기억’으로 구분하여 알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장기 기억을 ‘선명도’에 따라 다시 기지감(旣知感; familiar), 재인(再認; recognition), 회상(回想; recall), 자동(自動; automaticity)의 네 단계로 나누는데, 기지감은 그중 가장 약한 희미한 기억을 의미하며 자동은 반사적으로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기억을 의미합니다.

 

기억력을 강화하는 학습은 기지감 정도의 희미한 기억을 적어도 회상이 가능할 정도로 강화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의과대학에 다닐 때는 시험 속에 파묻혀 지나기 때문에 시험준비를 할 시간이 늘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시험을 코앞에 두면 평소 잘 외워지지 않던 것들이 머리속에 쏙쏙 들어가는 것에 놀란 다음부터는 잘 외워지지 않는 것을 마지막에 외우는 초(秒)치기를 하곤합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의 시험을 대비하여 공부를 할 적에는 자료를 최소한 세 번씩을 반복해서 외워서 누가 옆에서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반사적으로 답이 튀어나오는 회상수준의 기억을 만들어내야 마음에 여유가 생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의 메카니즘과 기억을 강화하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25 x 35의 곱셈을 저자는 5 x 35의 답과 20 x 35의 답을 합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수학학원에서 이렇게 계산했다가는 야단맞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100 x 35 ÷ 4로 풀어야 빠른 문제해결방식이 되는거죠? 맞습니까?

 

앞서 초(秒)치기의 효과를 말씀드렸습니다만 역시 의과대학 시험공부를 할 때 친구들과 모여 밤샘공부도 많이 하게 됩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땡시험이라고 부르는 현미경시험을 밤새워 준비해서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현미경을 들여다 보는 순간 시야가 하얗게 변해서 시험문제 자체가 무엇인지 헷갈리던 기억도 납니다. 즉, 저자가 주장하는 중요한 것을 시간 간격을 두고 나누어 암기함으로써 기억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가 쉴 수 있는 짬을 주어야 한다는 점에 크게 공감합니다. 또한 보고 들은 것들이 잠을 자는 사이에 기억으로 만들어진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저자가 책을 읽는 동안에 독자를 테스트하는 경혈학습을 따라하면 경혈효과를 믿는가 하는 문제를 떠나서 재미있는 결과를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