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참 좋아 보이네요!
루이스 월퍼트 지음, 김민영 옮김 / 알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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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에 관심이 많던 예전과는 달리 평균기대여명이 길어지면서 세인의 관심이 웰 에이징으로 좁혀지는 것 같습니다. 즉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치레를 하느라 사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없거나 누군가에게 의지해서 살아가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는 생각을 당연히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시각에서 웰 에이징을 생각하는 책들이 소개되고 있어 대책없이 노년을 맞게 되던 예전과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즉부터 웰 에이징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관한 경험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알키에서 번역하여 소개하는 <당신 참 좋아 보이네요!>는 런던대학교 생물학과의 루이스 월퍼트 명예교수가 쓴 책입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발생생물학을 전공한 과학자가 웰 에이징에 대하여 얼마나 깊이 파고 들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학문의 깊이란 한 분야에 몰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관련된 분야를 참고하다 보면 깊이에 넓이를 더하게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세익스피어의 희곡 <뜻대로 하세요>에서 인간이 나이 드는 과정을 7단계로(제가 인용한 국내번역본에서는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의 4단계로 구분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구분하는데, “이 파란만장한 인생 사극을 끝내는 마지막 장면은 제2의 유년기이자 완전히 망령이 난 단계이지. 이도 없고, 보이지 않고, 입맛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네(17쪽)”라는 유명한 대사를 통하여 노년기가 유년기와 닮아간다는 점을 콕 짚어내는 것으로 시작과 끝이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역설이 성립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은퇴 후에 우울증으로 고생을 한 끝에 같은 고통을 겪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한 모든 것, 즉 노화와 질병, 인간이 나이를 먹는 과학적 원인과 과정, 고령화 사회의 단면과 대안, 은퇴 이후의 삶과 준비해야 할 것들, 죽음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들 등 노년에 대해 알아야 할 정보를 모든 정보를 담으려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노년의 삶이란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아기에서 청년기까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썼다면, 당신이게는 그 이후의 삶을 느긋하고 여유롭게 즐기면서 살 권리가 있다.(10쪽)”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역사적 사료에서 찾아낸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며, 시대가 변하고 있음에도 많은 노인들이 사회에서 갖가지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노인들은 진부하고 심지어는 무능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그 젊은이들이 현재에 이르는데 그 노인들이 젊었을 적에 땀흘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며, 게다가 자신들 역시 그들이 백안시하는 노인이 되는 것이 그리 먼 훗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최근에 살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출산을 줄이거나 심지어는 거부하는 젊은 세대는 자신이 나이들었을 때 누구의 보살핌으로 생활하려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저자는 나이듦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다 세밀한 점까지 챙겨보려는 독자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역사적으로 노인에 대한 사회적 시각에 관하여 여러 차례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 점에 관해서는 조르주 미누아의 <노년의 역사; http://blog.joinsmsn.com/yang412/12457577>를 통하여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얼마나 살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의학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꾸준히 늘려왔고, 최근의 연구분야가 그 성과를 내게 된다면 획기적으로 늘어난 수명을 즐길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요양병원에 관한 평가사업을 설명하면서 인간의 수명과 건강한 삶에 대한 기대를 소개하면서 인간의 장수가 걸린 내기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노화학자 스티븐 어스테드교수와 인구학자 스튜어트 올샨스키교수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5억달러짜리 내기인데요. 2000년 시작한 내기는 인간이 150년을 살 수 있는가하는 주제처럼 150년이 지난 21150년에 끝이 난다고 합니다. 두 분의 주장을 담은 책 <인간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올샨스키교수) : http://blog.joinsmsn.com/yang412/5226340>와 <인간은 왜 늙는가(어스태드교수); http://blog.joinsmsn.com/yang412/4065245>에서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웰 에이징에 관한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위하여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을 여유가 없는 독자라면 월퍼트교수의 <당신 참 좋아 보이네요!>는 잘 요약된 안내서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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