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정운천의 7번째 도전
정운천 지음 / 올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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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님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습니다. <박비향>을 출판했을 때도 참석했지만 기념식장에는 그의 삶에 공감하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바보 정운천의 7번째 도전>은 지금까지의 삶을 통하여 그가 보여준 도전정신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자 노력해온 저의 무모한 도전을 통해, 길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오늘의 젊은이들이 조금이라도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7쪽)”라고 머리말에서 그가 밝힌 집필의도는 정치의 계절을 맞아 봇물처럼 이어지고 있는 여느 출판기념회와는 분명 다른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핏 보면 투박하다싶은 그를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신념과 나름대로의 철학이 뚜렷하다는 느낌을 얻게 됩니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이 2008년 5월 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정부합동 끝장토론이 열렸던 세종로 정부청사였습니다. 그때 처음 본 인상이 앞서 말씀드린 대로 투박하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두어달이 지난 다음 장관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거북선농업>을 건네주면서 당시 이슈가 되고 있던 미국산 쇠고시 수입재개와 관련한 협상의 뒷이야기 그리고 국내 한우농가대책 등이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의 인연은 출판기념회에 초대장을 보내주는 단계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좌절을 맛보기 마련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따져보지 않았습니다만, 저 역시 몇 차례 삶이 흔들릴 정도로 고민할 정도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여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만, 정운천 장관님이 삶에서 맞은 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진학에 실패하는 과정은 저도 겪어봐서 나름 공감되는 부분입니다만, 맨땅에서 헤딩하는 식이라고 할 참다래농업을 뿌리내리고 고구마농사로 이를 보완해가는 과정은 농업에 대한 그의 열정과 깊은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거북선 농업; http://blog.joinsmsn.com/yang412/9802332>에서 생생하게 풀어놓고 있습니다.

 

그가 농업에 투신하게 된 데는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때는 가장 첨단을 달리는 곳이나 아니면 가장 낙후된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 그만큼 성공의 여지가 많고 개발의 잠재력이 크다.(49쪽)”고 하신 인촌선생님의 말씀이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니 저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기초학을 전공하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농업을 선택한 그에게 시련이 이어져 수입개방과 어렵게 일군 참다래농사가 계절을 타는 문제가 도전과제로 등장했고 무조건 반대가 아닌 면밀한 상황분석을 통하여 이를 타개할 방법을 찾고 협상을 통하여 이를 관찰하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어 쉽게 좌절하는 요즘 젊은이들이 배우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입시가 그의 첫 번째 도전이었다면, 그가 일생을 바친 농사일은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의 도전으로 이어졌고, 농업에 대한 그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기회였던 농수산식품부장관직은 취임 직후 일어난 제2차 광우병 파동 때문에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접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다섯 번째 도전이 된 촛불시위에 대한 그의 적극적인 대응과정에는 저 역시 적지 않은 부분에서 같이 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박비향; http://blog.joinsmsn.com/yang412/11059482>에서 잘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정치적 도전이 된 전라북도 도지사 선거가 여섯 번째 도전이 되었는데, 애시당초 불가능한 도전이었지만, 누구도 생각지 못한 지지를 얻어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아마도 그의 진심이 도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그는 삶의 일곱 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칠전팔기’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꼭 일곱 번 쓰러지고 여덟 번째 도전에 성공하라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진면목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농업과 농민을 사랑하는 그의 철학이 이제는 제대로 평가받고 빛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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