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뇌로 돌아가는 두뇌훈련 30 - 나이는 들어도 뇌는 젊어질 수 있다!
요네야마 기미히로 지음, 황소연 옮김 / 전나무숲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일본 번역서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요네야마 기미히로선생의 <젊은 뇌로 돌아가는 두뇌훈련 30>도 처음 책을 펴들었을 때는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기억력을 다루는 책이니 주로 뇌신경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가끔은 애매하다 싶은 설명도 눈에 띄면서 너무 가볍게 가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일반 독자를 위하여 자기의 전공분야를 어떻게 설명해서 이해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싶습니다. 전문분야를 일반인에게 소개하는 글을 써야 할 때 흔히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건강에 관한 책으로 베스트셀러는 이종수박사의 <간 다스리는 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러운 것은 일본에서는 이런 류의 서적들을 적지 않은 독자들이 읽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즈음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기억력이 떨어져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음에서 오는 기억력 감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기억을 보조하는 다양한 장비들을 쉽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휴대폰에는 엄청난 숫자의 전화번호를 비롯하여 일정, 메모해야 할 것들을 저장시킬 수 있으니, 따로 기억하느라 애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뇌의 놀라운 능력 가운데 무엇보다도 가장 감탄할 점은 갈면 갈수록 예리해지는 칼처럼 뇌도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는 사실이다.(19쪽)”라고 한 저자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젊은 뇌로 돌아가는 두뇌훈련 30>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부 다양한 자극과 활동이 ‘젊은 뇌’를 만든다”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젊은 뇌만들기가 가능한 이론적 배경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뇌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을 받아서 판단을 하고 대응하는 과정은 신경세포들이 축삭과 측삭돌기라고 하는 가지를 내어 다른 신경세포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이 네트워크는 왕성한 정신활동을 통하여 확장되어간다는 것입니다. 즉, 훈련을 통하여 신경세포의 네트워크를 복잡하게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네트워크가 복잡할수록 다양한 정보의 처리가 가능해져 머리가 좋다는 결과를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제2부 ‘젊은 뇌를 위한 유쾌한 두뇌훈련”에서는 젊은 뇌를 만드는 방법 30가지를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제1장에서는 오감자극으로 제2장에서는 습관변화로, 제3장에서는 음식으로, 제4장에서는 운동으로, 그리고 제5장에서는 작은 성공으로 젊은 뇌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법까지 소개하기는 그렇습니다만, 실생활에서 써먹기에 그리 힘들지 않는 방법들이라서 오히려 정말 효과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앞서도 잠깐 소개드렸습니다만, 뇌는 일상이 패턴화되면 쉽게 늙어가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즉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은 늙어갈 틈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시골에 있는 병원에서 치매환자를 진료할 적에 느낀 점은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의 일상이라는 것이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날짜가 어떻게 가는지 매일 만나는 사람도 그 사람이 그 사람, 그러다보니 주변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그러면서 슬그머니 치매가 오게 되는 것입니다.꽤나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도 적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뇌신경세포의 네트워크를 그림으로 표시하는 그림(21쪽)에서도 축삭과 측삭돌기가 직접 연결되는 것으로 표시한 것이라든가, 축삭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이 구멍을 통해서 빠져나가는 것으로 묘사한 것(43쪽) 등입니다.

그리고 신경세포가 대뇌표면에 있다(31쪽)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표면이라기 보다는 껍질, 즉 표면에서 1cm 이내의 껍질에 해당하는 회색질에 주로 위치하고 대뇌의 깊은 곳에 있는 핵이라고 하는 부위에도 집중되어 있습니다. 뇌종양은 뇌신경세포가 아니라 신경교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병(29쪽)는 설명도 정확한 것이 아닙니다. 뇌종양은 교세포 뿐이 아니라 뇌에 존재하는 모든 세포, 신경세포, 혈관세포, 수막세포 심지어는 뇌밖에 있는 조직에서 생긴 암도 뇌로 전이해 들어올 수 있는 것입니다. 뇌세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최근의 학설을 소개하는 부분도 뇌의 전반적인 부위에서 신경세포가 새로 생겨난다는 것보다는 기억과 관련이 있는 해마에서 신경세포가 계속해서 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가 되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뇌 신경세포가 줄어든다는 것은 오히려 필요없는 세포를 정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는 관점을 소개해서 신선했습니다. 사실 치매증상이 없는 정상인 사람도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신경세포가 죽기 시작하는 현상이 진행되는데, 알츠하이머병은 이런 현상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라고 소개된 아리세프트는 일본식 표기방식이고 우리나라에는 아리셒트라는 상품명으로 소개되었다는 점을 밝힙니다. 뇌를 젊게 만드는 방법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일독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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