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처음 읽은 류노스케스님의 책입니다. 금년 2월에 240쇄를 찍은 책이고 보니 인기가 대단한 모양입니다. 소위 베스트셀러라는 책이나 인기몰이를 하는 영화를 제때 읽거나 보는 편이 아닙니다만, <생각버리기 연습>을 읽고 난 느낌은 <?>입니다. 혹시 대한민국 사람들은 마음이 어지러운 사람들이 엄청 많은가 보다 싶기도 하구요.

어제 아침에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을 걷기 위하여 집을 나서면서 들고 간 책이 돌아올 때는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탓인지 책에 몰입하지 못하고 눈으로 건성 행간을 건너 뛴 탓은 아닐까 싶어 그래도 눈에 집혀 표시해두었던 부분들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끼는 원인은, 과거로부터 엄청나게 축적되어온 생각이라는 잡음이 현실의 오감을 통해 느끼는 정보를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생각의 잡음이 현실감각에 완전히 승리할 때, 사람들은 둔해진다.(23쪽)” 그럴까요? 외부로부터 자극이 들어오게 되면 과거의 경험을 통하여 이미 입력이 되어 있는 기억과 대조하여 그 자극이 무엇인지 알아내려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생각의 잡음이 외부의 자극정보를 지워버린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 아닐까요? 오히려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대하여 생각이 없음, 즉 무관심해지기 때문에 사람이 둔해지는 것이겠지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나이가 들면서 자꾸 달아나려는 기억과 생각들을 붙들어 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안타깝기 이를 데 없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일반인이 행하기에 참 어렵겠다 싶습니다. 보통사람들은 분노를 발산하거나 억압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게 됩니다. 분노를 억압하는 것은 분명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분노를 불평을 통하여 발산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저자의 말대로 습관성 불평분자가 되어버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렇다고 저자의 말대로 응시라고 하는 특별한 방식으로 처리하려면 마음수련이 꽤나 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것 같습니다. 보통사람이 응시라는 방식으로 분노를 잠재우려하다가 오히려 기억에 깊이 각인시키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은 기억은 특별합니다. 운동을 비롯한 신체적, 정신적 활동을 하는 동안 분노를 일으켰던 기억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제 경우는 스님께서 청아한 목소리로 읽어주시는 독경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상대의 고통을 들어준다는 대목입니다. “애인이 일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는 것을 듣고 있다 생각해보자.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내용이 지루하기 짝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푸념을 늘어놓는 쪽은 그 내용을 알리고 싶다기 보다는 자신의 처지와 심경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들을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86쪽)” 지금 생각해보니 총각 때 소개를 받아 만났던 여자분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일하고 있는 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어 불평을 했던 모양입니다. 결국은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은 그 분은 제가 하는 불평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어떻든 스님께서는 불교의 오감을 통하여 받아들이는 감정이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것 같으면 외부의 정보가 입력되는 문제의 순간에 ‘머릿속 정보처리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지지 않는 장점은 취할 수 있겠지만, 상대에게 집중하지 못함으로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오감을 통하여 외부로부터의 감각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무언가를 보면서 다양한 생각을 하고 여러 가지 소리를 듣고 느끼기 때문에 생각의 잡음에 방해를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않으면 생각이 흩어지기 때문에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대응하면 미세하고 소소한 자극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말씀하시지만 대충은 버릴 필요가 있는 자극에까지 반응하는 것은 생각이 여러 갈래로 분산되기 때문에 오히려 집중할 수 없는 부작용도 생길 것 같습니다.

정리해보면 일본서적들은 대체적으로 가벼운 경향이 있다는 말씀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 말씀에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생각버리기 연습>은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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