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물결, 녹색 인간
이진우, 이은주 지음 / 이담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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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의 물결’도 그렇고, ‘녹색인간’ 역시 뜬금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얼마 전 읽은 <컨버저노믹스; http://blog.joinsmsn.com/yang412/12347264>를 통하여 앨빈 토플러는 녹색혁명이 제4의 물결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했습니다만, 아직 제3의 물결로 우리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보화혁명을 뒤이어 이상문박사는 <컨버저노믹스>를 통하여 융합혁명이 제4의 물결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만, 어떤 분야가 제4의 물결이 될 것인지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지구적 환경위기를 타개할 결정적인 방법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있는 현재로서 녹색혁명이 당장 우리 삶을 지배할 것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진우박사와 이은주박사가 녹색혁명을 제5의 물결로 예상한 것은 “이 시대를 특징짓는 사건은 뭐니 뭐니해도 경제위기와 환경위기일 것이다. 경제위기는 수년 내에 극복되겠지만 환경위기는 그렇게 단기간에 극복될 문제가 아니다.(15쪽)”라고 머리글에 적은 것처럼 녹색혁명의 본질이 아직은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음을 고려한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환경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나’가 아니라 ‘우리’를 먼저 생각했던 옛날로 돌아가 영성을 회복하는 일이 이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복지포퓰리즘에 젖다보니 노동없이 쉽게 돈벌려 하는 뜬구름을 잡는데 몰입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저자들은 “허영심에 들뜰 때 벌어서 먹고살아야 하는 지금과 같은 현실이 더 지겹게 다가오지만 노동하여 돈을 버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묵묵히 일하다 보면 어려운 시기도 어느덧 지나가 버릴 것”(35쪽)이라며 경제위기에 속에서 제일 필요한 덕목은 당연히 ‘근검절약’이라고 주장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이진우박사와 인도철학을 전공한 이은주박사 두 사람은 이 책에서 전공을 충분히 살려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여 경제위기와 환경위기를 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길보다는 기본적인 데이터에서 출발하여 우리의 삶과 글로벌경제에 이르기까지 사색의 심연을 넓혀가면서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해결할 고리를 영성의 회복에서 찾아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영성이라 함은 특정종교를 지목하는 것은 아닙니다. 종교인은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관을 통하여 비종교인은 스스로의 마음수련을 통하여 얼마든지 영성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합니다.

대체적으로 보면 우리는 오랫동안 이분법적 논리에 젖어왔던 것 같습니다. 한 쪽이 맞으면 다른 쪽은 틀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흠결없는 완전함은 존재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저자들은 이분법적 사고의 위험성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쪽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통제정책을 옹호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의 자율성에 맡기는 시장경제정책을 옹호하지만, 이 두 주장 모두 그 모든 경제행위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89쪽)”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그렇게 도덕적이지도 균형잡혀 있지도 못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경제위기와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이분법적 사고의 틀로 접근해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단은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원칙 아래 통전적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문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세대입니다만,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세상만사의 시작이라는 것은 듣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녹색경제의 패러다임은 개개인의 자기계발로부터 출발하여 그러한 개인들의 사회적, 정치적 참여 그리고 생태환경체계로 상호결합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녹색경제는 레드오션을 타개한 블루오션을 너머 그린오션으로 개념을 발전시킬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 출발점은 ‘나’서부터 친환경 생활양식을 체질화해야 할 것입니다. 환경을 파괴하는 쓰레기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낭비를 줄일 수 있는 검약한 생활태도를 견지해야 합니다. 저자들은 그 구체적 실천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이 제목에서 제시한 ‘녹색인간’이란 지구 환경보호를 위한 생활양식의 선택은 물론 개인적 삶 전체에서 거품을 제거하는 노력을 통해 심플 라이프를 살아가며 영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자기규율을 계발하는 인간으로 이해되기를 희망합니다(184쪽).

그린오션시대에 등장하게 될 녹색경제 역시 주도권을 쥐는 나라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가장 열의를 보이지 않는 나라로 미국을 지목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환경운동을 가장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나라는 역시 미국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찻잔의 태풍으로 그칠 것인가 아니면 지구적 운동으로 발전하여 제5의 물결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정책, 기업방식, 생활양식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실천방법과 대안들이 구체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녹색인간, 제5의 물결로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마음공부를 통하여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노력이 첫걸음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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