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발견에서 재생의학까지 미래과학 로드맵 1
샐리 모건 지음, 최강열 옮김 / 다섯수레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한국 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추천한 8월의 청소년 권장도서 가운데 과학부문의 도서인 <줄기세포 발견에서 재생의학까지>를 독서인 파워북로거 활동대상 도서로 골라보았습니다. 편역대표이신 최강열교수님의 서문에, “이 책은 샐리 모건의 원저 <현미경부터 줄기세포 연구까지>를 바탕으로 줄기세포의 발견과 중요성은 물론 줄기세포를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재생의학까지 다루면서, 청소년과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썼다.”라고 적으신 것으로 보아 원저를 축약하여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만, 64쪽 밖에 되지 않는 원저의 분량보다 많은 127쪽으로 편집한 것으로 보아 적지 않은 분량의 원고를 추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이 책이 일반인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전문 용어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 쓰다 보니 혹시 원래의 뜻이 잘 전달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양해해 주기 바란다.”고 우려하신 것처럼 상당한 부분에서 오류 혹은 보완이 필요한 점들이 보여 특히 학생들에게 읽히는데 있어 문제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물론 원저의 편성에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원저관련입니다. 첫 번째 장은 ‘현미경의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현미경이 발달되어온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세포를 관찰하는 장비로 현미경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을 합니다만, 그 대상이 줄기세포라고 한다면 광학현미경에서 투과전자현미경, 주사전자현미경에 이르기까지 다루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줄기세포를 추출해내는데 필요한 세포배양기술과 배양과정에 있는 줄기세포를 관찰하는데 필요한 저배율의 도립현미경이나 형광현미경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원서에서부터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찻숟가락 하나에 담긴 바닷물 속에 사는 SAR11 박테리아의 크기도 예시하지 않고 10만 마리가 살고 있다.(19쪽)”고 적은 것도 오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의 예도 있습니다.44쪽의 유사분열을 설명하는그림을 보면 염색체들이 세포의 적도면에 배열되는 장면에서 염색체들이 마치 연결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49쪽의 백혈병환자의 치료과정에서도 골수이식을 받는 환자는 전신방사선 조사나 화학요법과 같은 전처치를 받아 혈액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말 번역과 원음을 음차하여 우리말로 적은 용어 등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로버트 훅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는 “cell"이지 ”세포가 아닙니다. 따라서 “그는 처음으로 ‘cell(세포라고 번역됨)’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15쪽)”으로 소개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31쪽에 나오는 혈장단백질 피브리노겐은 통상 섬유소원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이는 혈액이 응고되는 현상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용어입니다. 36쪽의 ‘테라토마’ 역시 기형종으로 옮기는 것이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테라토마는 양성으로부터 악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암세포와 유사한 세포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88쪽의 ‘심장마비’라는 일반적인 용어보다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심근경색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옳습니다.

세 번째는 개념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의 예가 되겠습니다. 12쪽 알츠하이머병의 설명에서도 뇌조직이 기능을 잃어서 생긴다고 하였는데, 알츠하이머병은 신경세포에 비정상 단백질이 축적되어 죽어버리는 병인데 신경세포들이 많이 죽어 뇌기능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아야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39쪽의 조직과 장기의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우리 몸의 장기는 한 가지 세포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간(肝)이라고 하는 장기는 간세포로 구성이 되지만, 그밖에도 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라는 조직과 간에서 분해되는 물질을 장으로 내보내는 관조직이 있고 이런 기능을 조화롭게 하는 신경조직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세포들의 조직이 모여 간을 이루게 되는 것인데 너무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50쪽의 골수은행에 대한 설명에서도, 골수이식은 환자와 기증자의 조직형이 맞아야 가능하기 때문에 기증자의 혈액검사를 통하여 조직형검사를 실시하고 그 자료를 축적하여 필요할 때 대조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적어야 할 것 같습니다. 53쪽의 탯줄에 대한 설명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탯줄은 관이 아닙니다. 탯줄은 모체와 태아를 연결하는 동맥과 정맥을 담고 있는 구조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57쪽에 나오는 체세포복제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배아를 수정란이라고 표현한 것이 맞는지 헷갈립니다. 말 그대로 수정란이란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니까요. 85쪽의 그림도 피부를 제거하여 근육이 부착된 상태의 그림에 각종 질병이 발생하는 부위를 기록하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매끄럽지 못한 문맥도 더러 눈에 띕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어떤 것을 크기를 잴 때 밀리미터, 센티미터, 미터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단위는 너무 커서 세포를 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17쪽)”에서 보면, 크기는 상대적일 수 있습니다. 사람의 키를 표현하는 것을 밀리미터 단위로 표현한다면 너무 작은 단위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어떤 것을 크기를 잴 때 밀리미터, 센티미터, 미터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단위는 세포를 제기에는 너무 커서 적합하지 않다.(17쪽)”가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저자가 배아줄기세포 이용을 옹호하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 그리고 탯줄줄기세포의 이용에 대하여 각각의 문제점들을 중립적으로 전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61쪽에 “성체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보다 과학자들에게 덜 유용하다.”라고 표현하거나, 65쪽에 성체줄기세포는 사람이 살아오는 동안에 축적된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적 결함위험성이 높다는 주장, 시험관시술에서 사용하고 남은 난자를 배아줄기세포의 연구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식의 표현도 잘못된 것입니다. 종교계에서 주장하는 윤리적 문제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위하여 난자를 수집하는 것 뿐 아니라 발생중인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얻은 다음에 수정란을 폐기하는 과정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줄기세포치료가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현재의 의료수준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83쪽 “현대의학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파킨슨병, 당뇨병처럼 아직도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줄기세포만이 희망인 것처럼 소개하여 언제 성공할지 모르는 줄기세포치료법만이 최고의 치료가 될 것이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은 마치 가짜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은 명백한 잘 못입니다. 당뇨병환자는 초기에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조절할 수 있는 단계로부터 먹는 약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단계를 넘어서야 주사제를 사용하게 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 “당뇨병환자는 날마다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84쪽)”는 저자의 주장은 당뇨병치료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저라면 아이들이 줄기세포에 관하여 궁금해 한다고 이 책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서적을 쉽게 풀어쓰는 일이 참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지나치게 축약하다보면 꼭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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