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 자신 있게 보기 1 - 알찬 이론에서 행복한 감상까지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3년 3월
평점 :
합본절판


알찬 이론에서 행복한 감상까지라는 부제가 달린 <서양화 자신 있게 보기 1&1>는 역시 아내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미술을 좀 더 가깝고 쉽게 즐기고 이해하려는 욕구에 대한 응답이라는 저술동기를 작가가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저 역시 미술을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작가 이주헌은 <어제는 고흐가 당신얘기를 하더라; https://blog.naver.com/neuro412/223676610284>로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남아 있어 <서양화 자신 있기 보기>에 대한 기대고 컸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읽는 재미가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본문에서 인용하고 있는 그림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큰 그림의 경우는 두 쪽에 걸쳐 있어서 겹치는 부분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화가를 비롯하여 본문의 내용을 따로 설명하고 있는데, 비워둔 각 쪽의 바깥쪽 공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글자의 크기가 작아서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까닭에 본문의 읽는 흐름이 흩어지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또 다른 설명이 본문 중에 섞여 있는 것도 일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공간에도 그림을 배치하고 있는데 본문 중에서 인용한 그림들과는 달리 좁은 공간에 축소해놓은 탓인지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책의 구성도 조금 헷갈리는 점이 있습니다. 1권에서는 미술감상법을 먼저 이야기한 뒤에 서양화의 성격, 그리고 그림의 종류를 설명합니다. 그리고는 원근법, 빛과 색, 상징, 모델 등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2권에서는 고전주의로부터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변해온 서양미술의 사조를 설명하고는 판화, 조각, 미술관, 미술시장에 대하여 설명하는 등 미술에 관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아내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그동안 읽어온 미술관련 책들에서 익숙해진 그림들도 적지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처음 마주하는 그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1권의 내용 대부분이 서양미술을 다루고 있습니다만, 2권에서는, 특히, 현대미술 부문에서는 중국과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의 사조를 조금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양화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서양의 풍경화는 우리로 하여금 그곳에 호화로운 별장을 짓고 살게 만든다. 반면 동양의 산수화는 초야에 묻혀 안빈낙도하기를 권한다.”라고 비유하고 있는 점에 대하여 선뜻 공감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마치 교과서를 읽는 듯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이 추구하는 목표가 제목 그대로 서양화 자신 있게 보기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까닭일까요? ‘미술감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이 책의 도입부를 마무리하면서 미술사 지식이 별로 없더라도 감상의 주체로서 자신에 차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감상을 통해 얻는 소득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라고 했는데, 막상 각론에 들어가서 보니, 미술사 이론 중심의 설명에 무게가 두어진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어제는 고흐가 당신얘기를 하더라>를 읽으면서 느꼈던 편안함과 포만감이 이 책을 읽으면서는 충분히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부담스러운 책읽기가 되었던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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