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개인주의 외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0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훈 옮김 / 책세상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다음 달에는 일본 동경과 니이가타 등을 돌아보는 문학기행을 다녀올 계획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가와바타 야스나리, 히구치 이치요, 하야시 후미코 등 4명의 일본 작가와 관련된 곳을 돌아보는 여행으로 로쟈 이현우 선생께서 동행하여 해설을 해주신다고 하여 기대가 큽니다. 저 역시 일종의 취재여행이 되는 셈입니다.


<나의 개인주의>는 이번 여행에 포함되는 나쓰메 소세키의 강연록에 포함된 것으로 이번여행에서도 다루어진다고 해서 미리 읽어보았습니다. 책세상에서 나온 <나의 개인주의()>에는 옮긴이 김정훈님의 글과 나쓰메 소세키의 강연록 문학론(), 나의 개인주의, 현대 일본의 개화, 내용과 형식, 문예와 도덕, 점두록 등이 수록되어 있고, 이즈 도시히코의 해제 소세키의 자기본위가 더해졌습니다.


여기 실려 있는 소세키의 강연은 1910년 무렵에 이루어진 것으로 19세기말 메이지유신으로 일본사회가 서구문물을 받아들여 일본사회가 혼란에 빠져 있을 즈음으로 현대적 시각에서 본다면 실감이 덜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이 강연록을 우리말로 옮기게 된 이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소세키의 작품을 즐겨 있는 우리나라의 독자들이 소세키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그의 평론을 소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소세키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그의 근본사상과 철학을 이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살아오면서 학생들이나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많은 강연을 해보았습니다만, 소세키의 강연 방식은 독특한 듯합니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자신의 속사정까지도 털어놓는 것 말입니다. 강연은 구어체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라서 쉬울 듯 하지만 시대적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 이야기의 핵심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문학론>에서는 그의 영국유학에 얽힌 이야기를 진솔하게 이야기합니다. 요즘에도 국비로 유학을 하려면 원하는 사람이 신청을 하고 심사를 하여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경우는 문부성에서 선발되어 유학하라고 통보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그와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하고 있었구나 싶습니다. 일본에서 군국주의가 싹을 키워가고 있던 시절이라서 일본 사회를 개조하려는 세력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서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인적 역량을 키우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는데 착안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영국으로 유학한 소세키는 대학에 적을 두고 출석을 했던 것도 아니고 개인교습을 받으면서 개인 역량을 키우려 노력을 했던 모양입니다. 문부성에서 요구한 목표는 귀국 후 고등학교 혹은 대학에서 교수해야 할 과목을 연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영문학이 아니라 영어였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소세키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어학에 숙달하는 한편 문학연구에 뜻을 두고 서너달 대학에 청강하던 것을 그만두고 영문학 서적을 닥치는 대로 탐독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가용한 자금을 동원하여 서적을 구입하고 읽어서 공책에 요약해놓았는데 그 두께가 20cm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귀국해서는 도쿄대학에서 영문학 강사로 위촉이 되어 강의를 하는 한편 <문학론>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나의 개인주의>는 그가 교수가 되고자 지원했다가 실패한 학습원에서 행한 강연 내용입니다. 여기에서도 영국에서의 생활을 돌아보고 그의 개인주의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개인주의라 함은 타인본위의 상대적 개념인 자기본위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자기본위의 생각이면서도 소세키의 개인주의는 도의상의 개인주의로서 타인과 자신을 동등하게 놓고 인정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상호주의적 개인주의를 이야기했습니다. 심지어는 비상시국이 아니라면 개인주의가 국가주의에 우선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로서는 쉽지 않은 내용을 공개리에 천명한 것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어지는 <현대 일본의 개화>에서는 정부가 주도하여 추진하는 개화의 허와 실을 짚어내는 내용입니다. 추진동력이 어디에 있던지 일본의 개화는 주체적으로 추진되었던 반면 일본의 개화에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피동적으로 추진되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어볼 예정입니다. 그의 첫 작품인 만큼 영국 유학을 통하여 형성된 그의 사고가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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