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아름다운 삶을 위한 철학의 기술
빌헬름 슈미트 지음, 장영태 옮김 / 책세상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는 철학이란 세계와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 원리 즉 인간의 본질, 세계관 등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또한 존재, 지식, 가치, 이성, 인식 그리고 언어, 논리, 윤리 등의 일반적이며 기본적인 대상의 실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라고 정의했습니다.


철학이라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어로 지혜에 대한 사랑을 의미하는 필로소피아(φιλοσοφία)에서 유래하였는데, 여기서 지혜는 일상생활에서의 실용하는 지식이 아닌 인간 자신과 그것을 둘러싼 세계를 관조하는 지식을 뜻합니다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의 대항은 자연이었는데, 소크라테스 시기에는 인간의 혼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으며, 특히 윤리 문제가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중세에는 신의 철학의 대상이었고, 근대에는 인간 지식의 근원이 철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학문으로서의 철학이 강조되면서 철학이 대중과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철학이 대중과 함께 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저명한 대중철학자 빌헬름 슈미트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내고 그로 인해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를 사유하고 숙고하던 그리스 철학이 찾아낸 삶의 기술의 전통이 사라졌다고 주장합니다. 그 결과 상실감, 피로감, 우울증, 강박증, 가치 및 정체성의 혼란 등 오늘날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병리현상들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고대철학으로부터 삶을 다스리는 기술을 복원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슈미트는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에서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철학으로의 소풍>을 인용하여 삶의 능력을 다시금 가능하게 해주는 답변을 얻기 위해 삶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는 사유의 공간으로의 소풍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가능한 답변들의 실천적 측면에서, 습관, 쾌락, 고통, 분노, 시간, 죽음과의 소통을 통한 기술들의 단련에 반어(反語, 아이러니), 부정적 사고, 마음의 평정과 같은 기술의 단련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아팠던 까닭인지 질병에 관한 사유에서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겸손하게자신의 질병과 소통해야 한다는 몽테뉴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왜냐하면 질병은 삶의 한 구성요소이고 삶에서 시민권을 갖고 있으므로 존중해서 취급해야 한다는 것(96)”입니다. 어떨 때는 질병이 약이 되기도 하므로 그저 제압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질병의 요구에 응하고 따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노발리스(Novalis)의 경우 질병으로부터 삶의 기술을 수업하는 길을 보았다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긍정심리의 효과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면서 매사를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좋다는 경향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부정적으로 사고하기를 권합니다. 긍정적 사고는 포괄적인 육체적, 정신적 쾌감에 도달하기 위한 자기실현의 매우 근본적인 방법이라면서, 현대적 인간은 풍족한 생활, 번영, 건강을 향한강력한 지향을 가지고 있어 행복해지는 것에 대한 일종의 강반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긍정적 사고 자체가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일종의 오해라고 주장합니다.


긍정적 사고를 할 경우, 매사가 잘되리라는 희망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인데, 막상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의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부정적 사고는 오히려 지나치게 부풀어 오른 희망에 거리를 두는 것으로 체념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를 가상하여 보다 나은 방향의 결과를 얻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셈이니 긍정적 사고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종의 신중함을 긍정적 사고와 대비해서 볼 때는 부정적 사고인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앞서 질병에 관한 사유를 소개했습니다만, 삶의 기술로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유도 있습니다. 건강의 반대는 질병이 아니라는 생각도 제시됩니다. 건강한 사람은 수많은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병든 사람의 소망은 어쩌면 오로지 하나 다시 건강해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삶의 기술의 목적은 아름다운 삶을 마련해주는 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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