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1900년
존 루카스 지음, 김지영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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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를 두 차례 가보고, 또 부다페스트 방문기를 적은 인연 때문에 읽게 된 책입니다. 첫 번째 방문은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을 때인데, 도나우강을 운행하는 유람선에서 열린 공식만찬에 참석한 것, 학회 기간 중에 숙소에서 학회장까지 걸어 다니면서 페스트 지역을 구경한 것, 그리고 학회가끝나고 부다지역을 걸어서 구경한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두 번째 여행은 동유럽 여행일정에 들어있어서 1박을 한 것이었는데, 학회때 돌아보았던 명소들을 다시 볼 수 있었고, 페스트 지역에 있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을 더 볼 수 있었습니다.


부다페스트 출신의 유대인인 존 루카스 교수는 부대페스트대학에서 유럽 외교사를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46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필라델피아에 정착하고 체스트넛힐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강의했습니다. 헝가리의 역사를 요약해보면, 800년대에 아시아민족인 마자르 족이 푸스타 초원에 이주하여 정착하면서 895년에 판노니아 평원에 헝가리 대공국이 성립되었습니다. 1000년 잠시 공화국이 되었다가 성립한 헝가리왕국은 1526년까지 독립국가로 발칸반도에서 패권을 과시했지만 모하치 전투에서 오스만군에 대패하면서 삼분할되었습니다. 1702년에는 합스부르크 제국에 편입되었다가 1867년에는 오스트리아와 병합되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되었습니다. 1918년 제1차 대전의 패전으로 잠시 헝가리 제1공화국이 되었다가 1919년에는 다시 헝가리 왕국이 되어 1946년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어서 잠시 헝가리 제2공화국이 되었다가 소련이 압력으로 헝가리 인민공화국이 들어섰습니다. 소련사회의 개혁으로 1989년 헝가리 제3공화국이 성립되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1900년 무렵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시기로 부다페스트는 빈과 더불어 쌍둥이 수도로 유럽에서는 가장 젊은 대도시였습니다. <부다페스트 1900>은 독특한 구성으로 된 역사서입니다. 1900년을 중심으로 기껏해야 1896년부터 1906년까지의 부다페스트라는 특정 지역의 모습을 정리해낸 것입니다. 1900년의 부다페스트는 흥미와 존경의 대상이 될 만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부다페스트 1900>은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론격에 해당하는 제1색체, 소리, 말씨에서는 의회와 정치질서의 붕괴에 따른 새로운 양식, 형태, 태도, 표현이 등장하면서, 부다페스트의 분위기, 음악, 언어 등이 변해가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2도시에서는 부다페스트라는 도시의 물리적, 물질적 상황을 소개하였고, 3사람에서는 당시 이 도시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4정치와 권력에서는 부다페스트가 주도하던 헝가리의 정치와 권력의 상황을, 5‘1900년 세대에서는 예술 및 지적 삶의 상황과 구현을, 6불행의 씨앗에서는 이 도시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의 성향을 묘사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제7그 이후에서는 일종의 종결부로서 이 책에서 다루었던 1900년 무렵 이후의 부다페스트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요약하였습니다.


<부다페스트 1900>100년도 넘은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두 차례의 부다페스트 방문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쥘 로맹은 강변을 따라 형성된 도시 중 도나우강과 부다페스트는 가장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보여준다. 그곳은 아마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일 것이다(357)”이라고 했다는 사실에 공감합니다.


헝가리의 시인이자 소설가 바비츠 미하이는 헝가리에서 모든 것의 중심에는 의회가 있다라고 했고, 헝가리의 문학사학자 세브르 언털은 국가의 안전이나 존립은 나 몰라라 하고, 오히려 실질적으로 전혀 중요하지 않은 문제를 둘러싸고 싸움이 벌어졌다.“라고 적은 헝가리 의회의 모습이 바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여의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역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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