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2 - 한니발 전쟁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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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2>한니발 전쟁이라는 부제가 달린 것처럼 기원전 264년부터 기원전 133년에 이르는 시기에 있었던 로마의 대외 전쟁사를 다루었습니다. 대부분은 지중해 건너편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페니키아인의 식민지 카르타고와 치른 포에니 전쟁이 차지합니다. 작가는 두 차례의 포에니 전쟁을 시기별로 나누어 진행사항을 정리하고 이어서 벌어진 마케도니아와 로마의 전쟁을 다룬 다음에 카르타고가 멸망하게 된 사연을 정리합니다.


지도를 펼쳐보면 로마가 차지하고 있던 이탈리아 반도와 오늘날 튀니지의 튀니스 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카르타고 사이에는 시칠리아와 사르데나 그리고 코르시카가 있습니다. 페니키아는 지금의 레바논 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민족으로 당시 그리스 사람들과 함께 지중해 곳곳에서 경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항해술로는 장기간 항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지중해의 서쪽으로 진출하면서 해안가에 전진기지들을 설치해놓았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카르타고는 기원전 815년에 페니키아 출신의 디도여왕이 세웠다고 합니다. 고고학적 발굴을 통하여 기원전 750년 전까지는 확인되고 있다고 합니다. 선왕 사후에 왕위계승을 두고 형제 사이에 갈등이 생기자 디도 공주는 추종세력을 이끌고 서쪽으로 이동하여 카르타고에 정착을 한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페니키아는 쇠퇴한 끝에 기원전 332년 알렉산드르3세에 의하여 멸망하였고 뒤를 이은 시돈 역시 쇠퇴하면서 카르타고가 페니키아 사람들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로마가 이탈리아 반도 안에서 세를 확산할 무렵에는 지중해의 패자는 카르타고였습니다. 카르타고는 북아프리카 해안의 대부분을 비롯하여 시칠리아 섬의 서부, 사르데냐 섬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와 발레아레스 제도를 지배했고, 심지어는 대서양연안으로 진출해서 남쪽으로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해안까지 그리고 북쪽으로는 영국의 도버해협까지 진출하여 교역을 했다고 전합니다.


로마가 이탈리아 반도를 통합하게 됨에 따라 카르타고와의 충돌은 필연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 시초는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던 시칠리아 섬이었습니다. 시칠리아 섬의 북쪽에 자리한 메시나가 남쪽에 자리한 시라쿠사의 공격을 받게 되자 카르타고와 로마를 저울질한 끝에 로마에 지원을 요청한 것입니다. 로마가 메시나의 지원을 결정하고 군대를 보내자 그리스계인 시라쿠사와 페니키아계의 카르타고 역시 위협을 느껴 동맹을 맺고 대응하게 되면서 벌어진 것이 제1차 포에니 전쟁입니다.


작가는 전쟁의 진행사항을 꽤나 시시콜콜하게 설명합니다. 전쟁은 겉으로 보이는 전력 이외에도 전황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 인간적인 요소라든가 기후 등의 자연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우연한 상황이 승패를 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로마 공화정의 경우 의사결정과정은 복잡하지만 결정된 사항은 일사분란하게 집행되었던 것과는 달리 카르타고의 경우는 국내에 안주하려는 파와 해외경영에 무게를 두는 파가 시시콜콜 대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든 제1차 포에니 전쟁은 로마의 승리로 끝나고 카르타고는 시칠리아 섬을 로마에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해외경영에 무게를 두었던 한니발의 아버지는 이베리아반도를 경영하고 있었는데, 한니발은 이베리아반도에서 로마와 건곤일척의 대결을 꿈꾸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의 프랑스 해안을 적지 않게 우회하여 알프스를 넘어 로마의 심장부로 쳐들어간다는 생각을 실행이 옮길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적진에서 대군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이나 한니발은 오랜 세월을 버티면서 로마를 위협한 끝에 결국 카르타고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고, 카르타고에서 벌어진 최후의 전투에서 푸불리우스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와 대결을 펼친 한니발이 패함으로써 카르타고는 본국을 제외한 지중해의 모든 식민지를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두 차례의 전쟁을 통하여 로마에게 패배한 카르타고는 과거의 영화를 잊지 못한 탓인지 기원전 149년에도 로마의 심기를 헤아리지 못하고 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카르타고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멸망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전쟁 이후에 모든 것이 말살되었고, 한니발 역시 전투와 관련하여 기록을 남긴 바가 없기 때문에 로마의 사료에 의지하여 이야기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을 터이니 작가로서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 보입니다. 게다가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이기에 팔이 안으로 굽는 듯한 느낌을 주는 대목도 눈에 띄었습니다. 어떻든 그동안 막연했던 포에니 전쟁의 전말을 정리하는 책읽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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