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그리스 신화 - 명화들이 말해주는
이진숙 지음 / 제이앤제이제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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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를 서구문명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책이나 만화를 통하여 그리스 신화를 읽어왔지만, 단편적인 이야기를 모아놓은 형식이라서 기억에 갈무리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미술관에 갈 기회가 적지 않습니다. 과거의 해외여행은 유명한 건축물, 장소 중심으로 찍고 가는 형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여유를 가지고 머물면서 즐기는 여행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가게 된 미술관에서 너무나 많은 작품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에 그림들을 찬찬히 들여다볼 여유가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사실은 그림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으니 종종걸음으로 다니면서 사진에 담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 그림을 대하는 예의가 아니라고 런던의 국립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현지 사람으로부터 야단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진숙 작가의 <그림 속 그리스 신화>는 이런 고민에 빠진 저에게는 그리스 신화를 다룬 미술작품을 이해하는 방법을 귀띔해주는 책읽기였습니다. 사실은 제가 좋아하는 이진숙 작가의 책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골랐던 것인데 또 다른 이진숙 작가의 책이었습니다.


작가는 화보가 아닌 원작을 눈앞에 두고서도 그 원작이 주는 묘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라는 탄식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바로 작품의 내용을 알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내가 직접 분석해서 (그림을) 보는 것이라는 간단한 내용입니다.

그림을 이해하려면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림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과 어떤 대상의 전형적인 표현방법, 즉 이코노그라피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림 속 그리스 신화>에서 저자는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그리스 신화를 다룬 서양미술작품들을 이해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 관계된 사건을 다룬 명화를 선정하고, 그 기름을 먼저 읽어보고 해석하며,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작품들을 비교하여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갔습니다. 더하여 화가의 삶과 서양미술사에 미친 그들의 영향에 대하여도 이야기합니다.


책의 전체적인 얼개는 그리스 신화를 크게 4부분, 1. 올림포스의 신들, 2. 제우스의 여자들, 3. 신화 속 영웅들, 4. 트로이 전쟁과 멸망으로 나누었고, 여기에서 다루는 작품들 속에 나타난 미술 양식과 화풍의 변화도 살펴보았습니다. 아마도 누리사랑방에 풀어놓았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 33개의 그리스 신화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신화의 내용은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일부느 처음인 것도 있었습니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나, 렘브란트의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안토니오 다 코레조의 <주피터와 이오> 등 다른 미학관련 도서에서 설명을 들었던 그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처음 만나는 것들이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가의 설명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일부 작품의 경우는 그 해석에 있어서 작가 나름의 몫이 있어 보였던 것 같습니다.


화가 역시도 신화를 나름으로 해석하여 화폭에 담고 있어서 분위기가 신화시대의 그리스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경우도 있어 보입니다. 자코포 틴토레토의 <헬레나의 납치>의 경우입니다. 트로이 전쟁 때의 이야기를 중세로 옮겨 화폭을 구성하였다는 것입니다. 라파엘의 <보르고의 화재>의 경우도 보르고 지방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에 트로이전쟁의 막바지 시점의 분위기를 입혀냈다는 해석이고 보면 지나친 점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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