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의 눈물
조르주 바타유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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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설명대로라면 <에로스의 눈물>“20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 철학과 문학, 경제학과 신비주의, 고고학과 예술사, 미학을 종횡무진하며 다채롭고 독보적인 사유를 보여 준 금기와 이단의 작가, 조르주 바타유의 마지막 저작이자 사상적 유서입니다. 바타유에게 에로티즘은 인간 혹은 자기에 대한 이해의 출발이자 종착점이었다고 합니다.


<에로스의 눈물>2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에로스의 탄생은 초기 인류가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 벽에 그려놓은 동물의 모습들로부터 놀이와 예술 그리고 종교의 탄생을 유추해냈습니다. 라스코 동굴의 벽화는 프랑스 남부 지방에 있는데, 19404명의 젊은이들이 처음 발견했습니다. 바타유는 특히 라스코 동굴벽화에 매혹되었습니다. 창을 맞고 쓰러져 내장이 쏟아진 채 죽어가는 들소의 그림에서는 엄청난 생명력과 힘을 느꼈으며, 그 앞에 새의 머리를 한 인간이 죽어 나자빠진 모습에서는 들소의 신성한 힘을 마주한 인간의 무력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죽어버린 새의 머리를 한 남자는 성기가 힘차게 발기한 모습인데, 바타유는 이런 모습에서 죽음에 대한인식을 바탕으로 한 에로티즘 체험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단계에 이르는 최초의 조건은 노동이라는 것입니다. 노동에서 출발한 인간의 활동은 유희로 바뀌었고, 이어서 제의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2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에서는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시대와 기독교 시대로 나누어 에로티즘의 역사를 다루었습니다. 기독교 이전의 고대 세계에서는 전쟁, 노예 매춘 등의 사회적 변화 속에서의 종교적 에로티즘을 다루었습니다. 기독교 시대에서는 에로티즘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단죄하였는데, 이런 조치는 역설적으로 에로티즘에 강렬한 힘을 부여하였던 것입니다.


중세 기독교 시대가 지난 다음에는 프랑스의 리베르티나주와 함께 시작한 시대적 변화를 논하는데, 사드 고야, 질 드 레, 에르제벳 바토리 등을 비롯한 종세 종교화로부터 20세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의 에로티즘적인 회화들을 소개합니다. 마지막 부분 결론을 대신하여에서 바타유는 부두교 사제와 능지형을 당하는 중국의 죄수를 통하여 옛 희생제의를 다시 소환해냅니다. 저자는 에로티즘이 현실적 질서와 타협함으로써 신의 축복을 받는 유용한 성이 아닌, 종교 이전의 죽음의 불안이라는 악마적양상이라고 보았습니다.


1부와 2부의 중간에는 붉은 색종이에 라스코 동굴의 우물 벽화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에로티즘을 표방하는 대표적 예술작품의 도판이 실려 있습니다.


바타유는 라스코 동굴의 벽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에로티즘에 천착하게 된 듯합니다. 흔히 에로티즘이 도덕과 연결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종교적 미신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이는 불합리함을 깨닫게 된다고 머리말을 열고 있습니다. 에로티즘이라면 성활돌을 연상하게 되는데, 바타유는 인간의 삶에 내재된 욕망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악마적이라할 만한 활동을 하는데, 그것이 에로티즘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악마적이라는 말은 기독교와 연결된다고 생각하지만 라스코 동굴벽화를 보면 선사시대의 인류 역시 에로티즘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고 했습니다. 에로티즘은 죽음을 인식하고 근심과 걱정을 하게 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반적인 논지의 전개가 비약적이라는 느낌이 든 탓인지 쉬이 이해되지 않는 점이 많았습니다. 함께 읽은 유기환교수의 조르주 바타이유 평론, <조르주 바타이유, 저주의 몫.에로티즘; https://blog.naver.com/neuro412/223044962708>에서도 풀리지 않은 무엇을 풀어내지 못한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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