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바타이유 - 저주의 몫. 에로티즘 e시대의 절대사상 20
유기환 지음 / 살림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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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선가 조르주 바타이유의 <에로티즘><에로스의 눈물>을 추천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살림출판사에서 기획한 ‘e-시대의 절대사상의 한 꼭지로 출간된 유기환교수의 <조르주 바타이유, 저주의 몫에로티즘>은 두 책을 중심으로 한 조르주 바타이유 평론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e-시대의 절대사상은 읽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하여, 고전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구하려는 목적으로 살림출판사가 기획한 연작입니다.


저자는 파리에서 공부할 때 친구들의 성화에 이끌려 나섰던 프랑스 일주여행에서 들렀던 라스코 동굴에서 2만년 전의 인류가 남긴 벽화를 보게 된 것으로부터 조르주 바타이유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합니다. 바타이유는 라스코 동굴 벽화를 보고 두 가지 이유에서 놀랐다고 합니다. 하나는 그림의 수준이 오늘날의 걸작에 비추어도 하등 뒤떨어질 것이 없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동굴의 가장 깊은 곳, 세칭 우물이라는 곳에 그려진 그림의 기상천외한 형식과 내용이었다는 것입니다.


라스코 여행에서 돌아온 저자는 <눈 이야기>에서 <에로스의 눈물>에 이르기까지 10가지나 되는 바타이유의 저술을 읽었고, 바타이유 전집과 서한집까지도 구매하여 파고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루카치가 소설의 시간성을 요약하여 길이 열리자, 여행은 끝났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여행이 끝나자, 길이 열렸다라고 라스코의 시간성을 요약했습니다.


이 책은 모두 4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조르주 바타이유는 누구인가에서는 바타이유 사유의 문화사적 좌표, 그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의 이론과 창작에 관하여 설명하였습니다. 2‘<저주의 몫> 혹은 소비의 역사에서는 일반경제와 소비이론, 고대사회의 비생산적 소비에서의 증여교환체계와 희생제의와 전쟁, 축적지향의 기획사회, 그리고 지혜로운 소비를 찾아서 등을 설명하였습니다. 3‘<에로티즘> 혹은 성의 인식에서는 성의 연구와 바타이유의 독창성, 에로티즘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에로티즘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였습니다. 마지막 4조르주 바타이유-의미, 한계, 결과에서는 의미론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한계론으로는 글쓰기, 증여, 위반, 윤리의 문제를 마지막 결과론으로는 푸코의 최고 작가로 바타이유에 관하여 다시 요약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록으로 붙인 5부에는 관련서, 연보 그리고 저작연표 등을 덧붙였습니다.


바타이유를 수식하는 바는 다양합니다. 극단적 에로티즙을 그린 소설가, 사치, 놀이, 전쟁, 예술, 희생제의, 축제, , 섹스, 도박 등 저주의 영역에 진지한 사유의 빛을 비춘 인류학자, 이를 통해 기성 가치와 고정관념을 뒤엎은 사회학자 등입니다. 흔히 바타이유의 사상은 난해하고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런 바타이유였기 때문인지 그에 대한 평론도 난해하고 복잡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타이유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가 소비의 경제학을 정립한 사회학자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그는 <저주의 몫>에서 지구과학, 사회학, 역사학, 생물학, 정치경제학 등 모든 과학의 원리를 들어 과잉 에너지의 소비문제를 다루었다고 했습니다. 미래의 궁핍에 대처하기 위하여 생산, 축적, 성장 등의 문제를 논하는 것보다 과잉 에너지 소비 문제를 다루는 편이 미래에 대한 대비책으로 더 적절하다는 점을 밝혔다고 합니다. 바타이유는 인간의 소비를 두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하나는 생산적 소비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비생산적 소비입니다. 생산적 소비란 개인이 생명을 보존하고 생산활동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소비를 이르고, 비생산적 소비란 사치, 종교예식, 기념물 건조, 전쟁, 축제, 운동경기, 장례, 예술, 도박, 섹스 등 생명보존이나 재생산과 무관한 소비에 해당된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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