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현재의 시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동물은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우주의 시원이 135억 년 전, 지구가 만들어진 것은 45억 년 전이고 지구상에 생명체가 등장한 것은 38억 년 전입니다. 현생인류의 뿌리가 되는 호모 속이 등장한 것은 250만 년 전인데 현생인류가 등장한 것은 불과 20만 년 전입니다.


20만년이라는 짧은 세월에 현생인류가 지구를 지배하는 위치에 오르는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합니다. 흔히 현생인류의 운명을 바꾼 계기로 1만여 년 전에 시작한 농업혁명, 18세기에 시작한 산업혁명, 그리고 20세기에 시작한 정보혁명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신진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교수는 <사피엔스>에서 현생인류의 운명의 흐름이 바뀌는 혁명적 사건으로 7만 년 전에 인지혁명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사이에 15세기의 과학혁명을 추가하였습니다.


하라리교수는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처럼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사피엔스>를 썼다고 했습니다. 저자는 현생인류는 현재 지구라는 행성의 경계를 넘어서려 하고 있고, 핵무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며 생명체의 형태가 자연선택보다 지적설계에 의하여 결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지적설계가 생명의 기본 원리가 될 것인가? 호모 사피엔스는 초인에 의하여 대체될 것인가? 하는 의문에 답을 얻기 위해서라고 현생인류가 걸어온 길을 짚어보려 한 것 같습니다.


<사피엔스>는 제1부 인지혁명, 2부 인류의 통합, 3부 인류의 통합, 4부 과학혁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현생인류도 초기에는 그저 하루살이를 걱정하는 하찮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던 현생인류가 6종의 호모 속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인지혁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인지혁명은 현생인류가 똑똑해진 시점이 있었다는 것인데, 인지혁명이 있었다는 증거는 분명치가 않다고 합니다저자가 <사피엔스>를 저술하게 된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수렵과 채집으로 연명하던 현생인류는 삶을 바꾸는 도구를 발명하였습니다. 도끼, 배 등 수렵과 어로에 도움이 되는 도구 등입니다. 그리고 이런 도구들을 이용하여 아프리카를 벗어나 세계 각지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이야기한 대약진입니다. 하라리교수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인지혁명의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인지혁명은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은 현생인류의 뇌 안에서 일어난 배선의 변화로 지식의 나무 돌연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결과 새로운 유형의 언어가 만들어져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서 협동의 긴밀도가 높아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인지혁명은 신, 국가, 돈 등 형태가 없는 존재들을 만들어냈는데, 이 또한 종교, 정치체계, 교역, 법적 제도 등 협동을 바탕으로 하는 무형의 자산을 이루어냈던 것이라고 합니다. 인류의 삶의 형태를 완전하게 바꾸어놓은 농업혁명에 대한 평가도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농업혁명으로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농부는 수렵채집인들 보다 더욱 열심히 일해야 했습니다. 반면 먹거리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건강도 더 나빠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잉여농산물에 대한 권리는 생산자가 아니라 지배계층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농업혁명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기였다는 것입니다. 농업혁명은 교역망을 확대시키고 제국이 출현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합니다.


과학혁명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성장과 지구화를 불렀고,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확대로 인한 환경파괴를 불렀다고 주장합니다. 과학혁명은 산업혁명, 정보혁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되었습니다. 현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명공학 혁명이 현생인류의 미래를 달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습니다. 인류는 죽음마저도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인류의 대약진을 설명하면서 아프리카 벗어난 현생인류가 호주대륙에 상륙하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책을 읽는 일은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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