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요정 파데트
조르주 상드 지음, 이혜은 옮김 / 파롤앤(PAROLE&)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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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 여류작가 조르주 상드는 백여편의 소설을 발표해 곡괭이질을 멈추지 않는 인부라는 평을 들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자 했던 까닭에 다작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앵디아나>, <사생아 프랑수아> 등을 읽어보았습니다만, 감정선이 섬세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랑의 요정 파데트>온전하고 주체적인 삶을 추구한 작가의 자서전적인 작품으로 주인공 파데트는 작가의 분신과도 같다는 평을 받습니다.


뮈세와 쇼팽의 연인으로 두 사람의 명성에 가려진 삶을 살면서도 작가임을 내세웠습니다. <사랑의 요정 파데트>18482월 혁명으로 어수선한 파리를 떠나 고향인 베리에 정착했을 때 쓴 작품입니다. 시골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세밀하게 그려냈습니다. 쌍둥이 형제와 주인공 파데트 사이의 사랑과 질투를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 구도는 ‘(쌍둥이는) 거의 항상 서로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다른 하나가 건강하다는 민간의 속설에 기반합니다. 시의원을 지낸 바르보씨 아내가 쌍둥이를 낳았을 때 산파가 해준 말입니다. 쌍둥이들은 어른들의 걱정과는 달리 잘 자라주었지만 커갈수록 서로를 사랑하고 의지하는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형 실비네와 동생 랑드리는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지만 형 실비네가 집착에 가까운 느낌이 들고 부모와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두고 경쟁하는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동생 랑드리가 형 실비네보다 조금 더 건강하고 현실적인 면이 있어 보입니다.


한편 파데트는 품행이 좋지 않은 엄마가 할머니에게 맡기고 떠난 까닭에 동네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런 것을 잘 알기에 선머슴처럼 하고 다녔기 때문에 마녀라는 의심도 받게 되었습니다. 랑드리가 파데트의 운명적인 만남은 형 실비네가 공연한 트집으로 집을 나가 숨어버리는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파데트는 형을 찾아 헤매던 랑드리에게 형이 숨어있는 곳을 알려주고는 무언가 원하는 것을 주기로 합니다.


카이요씨 집에 일자리를 얻었던 랑드리는 카이요씨의 조카딸 마들롱에게 마음이 쏠리게 됩니다. 성 앙도슈 축일에 마들롱과 부레춤을 출 생각을 하던 차에 랑드리는 도깨비불에 홀렸고 파데트의 도움을 다시 받게 됩니다. 파데트는 성 앙도슈 축일의 미사가 끝난 뒤에 세 번, 저녁 기도를 마친 뒤에 두 번, 삼종 기도 뒤에 두 번, 도합 일곱 번 부레춤을 함께 추고, 다른 여자들과는 춤을 추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자신이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랑드리는 자신과 부레춤을 출 것이라고 기대한 마들롱을 외면하고 파데트하고만 춤을 추었고, 마을 소년들의 짓궂을 놀림을 당하는 파데트를 구해주기까지 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랑드리의 조언은 파데트를 변하게 하고, 파데트는 랑드리의 성급함을 달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을 키워나갔습니다. 두 사람이 결혼할 나이가 되어감에 따라서 랑드리의 아버지와 형 실비네가 커다란 장벽으로 다가오지만 파데트의 영리한 생각으로 장애를 뛰어넘고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됩니다.


이야기를 모두 읽고서야 언젠가 읽어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읽은 기록을 찾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던 도깨비불에 관한 이야기도 새삼 흥미로웠습니다. 성 앙도슈 축일을 하루 앞두고 랑드리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여울목에서 도깨비불에 홀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도깨비불) 그것은 움직이고, 달리고, 뛰어오르고, 이쪽 기슭에서 저쪽 기슭으로 건너다니고, 심지어는 물에 비쳐서 두 개로 보이고, 날개를 펼치고 중심을 잡는 새처럼 있다가, 송진 불이 타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82)” 커서는 학교에서 도깨비불이 인() 성분이 내는 것이라고 알게 되었습니다만, 어려서 시골에서 자랄 때는 도깨비불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들었고,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랑드리 역시 도깨비불의 정체를 잘 몰랐기 때문에 무서워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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