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0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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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데이비드 빈센트의 <낭만적 은둔의 역사; >에서 언급되어서 읽게 되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민음사의 <자기만의 방>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수필 자기만의 방‘3기니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대표작 가운데 <델러웨이 부인><등대로>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만, 수필은 처음입니다. <자기만의 방>은 여성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이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이 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자기만의 방은 울프가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고 합니다. 주제와 관련하여 울프는 1. 여성과, 여성이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의미할 수도 있고, 2, 여성과, 여성이 쓴 픽션을 의미할 수도 있으며, 3. 여성과, 여성에 관해 쓰인 픽션을 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세 가지 주제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서 여성이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강연을 통하여 몹시 풀이 죽어 보이는 젊은 여성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었다는 뜻을 담은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만의 방은 모두 6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먼저 대학이 상징하는 특권에 여성들을 철저하게 소외시켜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19세기 말에 들어서야 케임브리지에 거턴(1869)과 뉴넘(1871) 등의 여자대학이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울프가 이 수필을 쓸 당시에는 여성들에게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이미 열려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굳이 짚어낸 까닭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모든 남성들이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았던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역사적으로 남성들은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치부함으로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활동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셰익스피어에게 주디라는 누이가 있었더라면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까를 상정하였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 재능을 썩혔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레즈비언 소설을 바탕으로, 메리 카마이클의 <생의 모험>이라는 소설을 상상으로 재구성하여 논의하기에 이릅니다. 결과적으로 자기만의 방은 전통적으로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한 영국사회가 여성을 열등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남성들이 독점한 기득권을 나누어주려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3기니는 전쟁을 방지하고 문화와 지적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방법을 문의한 변호사의 편지와 여자대학 재건 기금을 요청하는 편지, 그리고 여성의 전문직 진출을 원조하려는 협회의 기금 요청 편지에 대하여 쓴 답장이라는 형식을 갖춘 수필입니다. 연관이 없어보이는 세 가지 사안이 사실을 평화의 증진이라는 대의와 긴밀하게 연관이 되어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세 단체에 각각 1기니의 기금을 보내겠다는 결론에 이르는 내용입니다.


자기만의 방에서도 지적을 한 것처럼 대학은 남성들을 교육시키는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면서도 여성들에게는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아왔음을 지적합니다. 즉 딸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아들들을 교육시켜왔다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별로 오래지 않은 과거에 우리사회에서도 같은 일이 적지 않게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들에게도 대학교육을 받고 전문직으로 일할 기회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급여수준에서 차이가 있어서 여성들은 여전히 가난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고용과 승진에서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이 변하여 여성들에게 부여된 권리가 남성과 동등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인식이 싹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남성과 여성이 대치하는 그런 상황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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