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게임 살인사건 봉제인형 살인사건
다니엘 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플라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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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다니엘 콜은 <봉제인형 살인사건>을 발표하며 등단하여, <꼭두각시 살인사건>, <조각상 살인사건>에 이어 <엔드 게임 살인사건>으로 마무리하는 연작을 발표하여 추리소설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합니다. 그의 전작들을 미처 읽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연작의 마지막 작품을 읽어보는 실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추리소설 연작은 각각의 작품을 읽어도 흥미롭기는 합니다만,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흠이 있어서 첫작품부터 읽어야 이야기의 흐름을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엔드게임 살인사건>은 밀실살인의 전형입니다. 게다가 사건의 피해자는 은퇴한 런던경시청의 형사로 자살로 처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따르던 후배 형사 울프가 보기에는 자살일 수가 없다는 생각에서 수사에 나서게 됩니다. 울프 역시 꽤나 긴 시간 경시청을 떠나있으면서 범죄혐의가 있어 수배령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런던 경시청장이 살해의 위험에 쫓긴다거나, 미국 CIA요원이 모종의 사건에 연루되어 수배중인데 런던 경시청 경감이 숨겨주는 상황이라거나, 범죄조직이 공공연히 경찰 수사관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상황이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과연 정말 이런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사건의 수사하는 경찰이 범죄조직의 돈을 빼돌리는 일이 벌어지고, 그런 일을 저지른 경찰이 경찰 고위직에 오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도 싶습니다. 오래 전에 주목받았던 영화 <투캅스> 연작이 생각났습니다.


어떻거나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고, 범인은 사건을 은폐하고 수사를 방해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사건수사에 매달리고 있는 수사관들은 어떤 묘책으로 범인을 특정하여 처벌할 수 있을지 궁금한 가운데 막판에 기막힌 반전이 있습니다. 수사진을 비롯하여 이들과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의 다각적인 협조체계의 승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의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피해자의 집이고, 피해자가 직접 설계하였는데, 범인이 어떻게 사건 현장을 밀실로 만들 수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밀실에 숨겨진 비밀을 주인공이 어떻게 추론해냈는지도 의문입니다.


사건의 단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혹은 밑밥을 깔아두기 위하여 피해자가 신참 형사이던 시절의 사건형장이나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추리를 헷갈리게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전작들을 읽어보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발생 한 달 만에 범인을 특정해 체포하는 성과를 올린 것은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등장인물 사이에 사랑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데, 수사관들이 담당하고 있는 사건에 치어 긴장된 생활을 하고 있는 탓인지 사랑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우리 인생은 죽음과 고통뿐이고 혼자 살아야 할 운명이에요.(163)”이라는 벡스터의 탄식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전개되는 시점을 분단위로 구분하여 이야기의 소제목으로 삼은 이유도 분명치가 않습니다. 그저 날자만 특정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어떻든 사건은 해결이 되고 서로의 마음을 읽지 못하던 울프와 벡스터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으로 행복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과연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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