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 선사시대 불의 요리부터 오늘날 비건까지, 요리의 위대한 진화 한빛비즈 교양툰 20
브누아 시마 지음, 스테판 두에 그림, 김모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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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역사를 정리한 책들을 읽어왔습니다. 한빛비즈에서 기획한 교양툰 연작은 역시 다양한 분야의 역사를 만화로 꾸며내고 있습니다.그동안 의학, 와인, 성차별, 중세, 조선왕실의 신화, 불멸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만화를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하여 소개해왔습니다. 만화로 읽는 역사는 글로 정리한 역사와는 달리 시각 효과가 곁들여지는 까닭에 쉽게 읽히고 이해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든 생물은 생존을 위하여 무언가를 먹고 소화를 시켜야 몸의 활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의 역사는 먹고 생존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리의 역사는 곧 인류가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라 할 것입니다.


요리하면 동양에서는 중국, 그리고 서양에서는 프랑스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는 프랑스의 경제 분야의 언론인이자 수필가인 브누아 시마가 글을 쓰고 만화가이자 초상화가인 스테판 두에가 그림을 그린 작품입니다. 물론 프랑스 요리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선사시대로부터 초기 문명의 요리, 그리스-로마-프랑스로 요리가 발전되는 과정, 동양의 요리, 유럽 궁정의 요리, 신세계의 요리, 부르주아 혁명 이후의 요리, 그리고 현대의 가벼운 요리에 이르기까지 요리의 발전사를 다루었습니다. 아무래도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구 요리의 발전과정이 중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이 주고받는 말들은 가벼우면서 때로는 희극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별도의 구획을 채우는 설명은 상당한 깊이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화라고 해서 휙 읽어치울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설명 내용이 진지하다보니 집중을 해서 읽고 새겨보게 됩니다. 만화의 구성도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그 크기로부터 등장인물의 숫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어서 찬찬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불을 요리에 불을 사용하게 된 것은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 에렉투스라는 사실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물론 분량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만, 네안데르탈인이나 크로마뇽인들이 식습관까지도 다루었습니다. 로마제국시절이나 유럽의 궁정요리를 소개할 때는 그림도 같이 화려해졌다가 근대에 이르러 식품이 산업화되면서 간편화되기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러서는 간편식이라고 할 정도의 음식이 소개되지만 전통적인 고급요리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요리는 단위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향유한 문화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므로 연대에 따라서 개별 국가들의 영토를 표시한 지도들이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국가들의 강역표시는 어느 연대의 것이었는가가 중요함에도 불구하여 연대표시가 빠져 있는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시대적 배경에 부합하지 않은 지도도 있는 듯합니다. 독일왕국은 10세기 초에 성립되었다가 10세기 말에 신성로마제국에 통합되었고, 프로이센 왕국은 18세기가 열리던 시기에 성립하여 20세기 초까지 존재하면서 독일제국의 중심이 되었던 나라이므로 독일왕국과 프로이센 왕국의 강역을 함께 표시하는 것이 적절한가 싶기도 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추천 레시피 모음편이 있는데, 요리의 역사에 등장했던 요리들 가운데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각 영역의 대표요리 22가지의 재료와 요리법을 소개하였습니다. 프랑스와 미국의 요리가 많이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일본, 페루, 코트디부아르, 인도, 우즈베키스탄 등의 요리도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표음식이 빠진 것이 아쉬운 것은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일 듯합니다. 아니면 아직도 우리 전통음식의 세계화가 미진한 까닭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류의 확산에 따라서 우리 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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