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니콜렛 한 니먼 지음, 이재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8년 제2차 광우병 파동이 일었을 무렵에 읽은 제러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은 가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서구사회에서 비롯된 쇠고기를 포함한 육식문화의 확장으로 건강이 악화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은 그래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구 상에 무려 128천만 마리의 소들이 전 세계의 토지 가운데 24%를 차지하고, 미국에서는 곡물의 70%를 가축사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굶주리는 수억 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소가 사료를 소화시키기 위하여 내는 트림이나 방귀에 포함된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반론을 읽지 못하여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환경보호단체에서 수석변호사로 일한 니콜렛 한 니먼의 <소고기를 위한 변론>은 지금까지의 편견을 되돌리기에 충분한 책읽기였습니다. 물론 저자가 목장을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는 주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어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료중심이 아니라 방목으로 소를 키우는 일이야말로 지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중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1부 소와 지구에서 대규모 소사육으로 지구가 황폐화되고 지구온난화가 가속된다는 주장이 허구라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하였습니다. 사료용으로 곡물을 재배하는 것보다 초지를 조성하여 소를 방목하는 것이 오히려 토양의 산성화와 표토의 유실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인간이 야생동물과 공존하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더하여 조성된 초지에서는 풀들이 성장하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소과 동물들은 사람이 소화시킬 수 없는 식물에 들어 있는 셀루로오스를 소화시켜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젖과 고기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젖과 고기는 인간에게 유효한 성분이 크게 낮은 식물성 식재료에 비하여 체내 활용도가 높습니다.


최근까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표의 황폐화와 사막화가 소를 비롯한 동물의 과포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물의 숫자가 줄어들어 땅을 묵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야생에 가까운 생태계를 가축의 방목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어 목축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곡물을 먹여 가축을 집단사육하는 방식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확대되어 왔다고 합니다.


소고기를 비롯한 적색육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포화지방이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연구가 발표된 이후의 일입니다. 사람들의 입맛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지방, 설탕, 그리고 소금이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세 가지 요소들을 조절하여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요소는 줄이고 대신에 다른 요소를 늘리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들 요소를 생산하는 업계에서는 서로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연구를 지원하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저자 역시 축산업을 하는 까닭인지 탄수화물을 비롯한 설탕이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반면 적색육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주장을 방어하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한때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문구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사실 화학물질을 가급적 줄이고 가급적이면 자연상태로 조리하는 형태의 음식이 건강을 지키는데 최선이라고 합니다.


축산업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키워가기 위해서는 공장식 축산형태를 구축해온 축산업계의 자성과 대대적인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라서 크게 공감이 가는 책읽기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