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와 함께하는 여름 함께하는 여름
로라 엘 마키.기욤 갈리엔 지음, 백선희 옮김 / 뮤진트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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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프랑스 국영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에서 앙투안 콩파뇽이 진행한 <몽테뉴와 함께 하는 여름>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면서 ‘~와 함께 하는 여름은 프루스트, 보들레르, 파스칼, 위고, 마키아벨리, 호메로스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몽테뉴와 함께 하는 여름>은 우리나라에 <인생의 맛>으로 소개되었습니다.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도 읽었는데 역시 간략하면서도 깊이가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몽테뉴와 프루스트에 관한 연작에서 받은 좋은 느낌이 <빅토르 위고와 함께 하는 여름>을 읽게 만들었습니다. 외국 작가의 작품은 읽어볼 기회가 많지만 그 작가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는 쉽게 접할 기회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소설의 경우는 작가의 삶이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알수록 작품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와 함께 하는 여름연작이 그런 점에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빅토르 위고와 함께 하는 여름>은 로바 엘 마키와 기욤 갈리엔이 맡아 진행을 했습니다. <빅토르 위고와 함께 하는 여름>은 모두 43꼭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은 숭고한 아이입니다. 빅토르 위고는 초등학생 시절에 공책에 나는 사토브리앙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을거야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사토브리앙 자작 프랑수아르네((François-René, vicomte de Chateaubriand)는 작가이자 정치가입니다. 프랑스 낭만주의의 선구자 가운데 한명으로 프랑스 문단에 위대한 작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위고는 일찍 문재(文才)를 드러내 샤토브리앙의 눈에 띄었고, 그로부터 숭고한 아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혁명에서는 위고의 인생철학의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설명합니다. 젊어서는 왕정주의자였던 위고는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공화주의 이념에 동조하기 시작하여 제2제정 무렵에는 반체제인사가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말년에는 파리코뮌 가담자들을 옹호하기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보수적인 우파에서 가장 사회주의적인 좌파로 변신한 것입니다. 이를 변덕이라거나 기회주의자로 폄훼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변하는 사회에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변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위고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는 공적 행위에 관해,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 계속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식에 관해 끊임없이 성찰했다(17)”


위고는 젊은 시절부터 밑바닥 생활을 하는 민중들의 고통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작품에 녹여 민중의 고통에 관심을 표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그가 입법의회의 우파진영의 의원으로 선출되었을 때의 연설입니다. “나병이 인간 신체의 질병이듯 가난은 사회 몸체의 질병입니다. 나병이 사라졌듯이 가난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입법자과 통치자들은 끊임없이 그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에서 가능한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34)” 그의 연설은 우파 진영의 야유와 좌파진영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합니다.


가난은 신도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금전을 주는 것보다 금전을 벌어 삶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위정자들이 해온 짓은 많은 사람들을 시혜의 노예로 만든 것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일으켜야 할 때입니다.


이런 무거운 주제 이외에도 위고의 사랑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읽을 수 있습니다그대가 누구든,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기는 이라면 그대에게 내 작품을 헌정한다.’라고 했던 위고의 말을 새겨보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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