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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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발다치의 에이머스 데커 연작의 네 번째 작품입니다. 전작의 작전이 끝나고 데커와 재미슨은 휴가를 가지게 됩니다. 특별히 갈 곳이 없었던 데커는 언니 집을 방문하는 재미슨을 따라 언니가 사는 배런빌을 찾게 됩니다. 배런빌은 펜실베이니아 주의 북서쪽으로 오하이오 주와의 경계선 근처에 있다고 합니다. 마을 이름은 이곳에서 광산을 발견하여 채굴을 하면서 제분소 등 산업을 일으킨 배런 가문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성장 동력이 다했는지 도시는 쇠락해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도시가 쇠락하다보니 주민들 역시 무기력해지면서 마약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배런빌에는 최근 맥서스라는 유통업체가 세운 물류센터가 들어서면서 다소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슨의 형부 프랭크는 물류센터의 부팀장으로 승진하면서 켄터키에서 배런빌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재미슨은 언니의 집들이를 겸하여 조카 조이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배런빌을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재미슨의 가족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사이 베란다에 나와 쉬던 데커는 우연히 사건의 현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민들이 떠나 텅 빈 주택 하나에서 두 사람의 시체를 발견한 것입니다. 특히 한 사람은 경찰제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벌써 여섯 번째 희생자가 발생하였다고 하는데, 강력사건이 없는 배런빌에서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다고 본 데커는 지역 경찰에 협력하기로 합니다.


휴가 중이고 지역에서 일어난 강력사건에 FBI가 개입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만 데커가 이 사건에 끼어들게 되는 이유는 어쩌면 가족들의 불행한 사건과 연관된 다음과 같은 생각때문으로 보입니다. “나는 카산드라와 몰리의 살인자를 몇 번이고 다시 잡으려 하고 있어. 이 일은 절대 끝나지 않을거야. 세상에는 늘 살인자들이 있을 테니까. 그러니 이게 내 세상이다. 내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한다.(49)”


데커 연작의 첫 번째 작품에서는 지역경찰과 FBI의 협동작전을 자문했던 데커는 두 번째 작품에서는 FBI의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팀에 속하여 활약을 했고, 세 번째 작품에서는 국방부 산하기관과 합동작전을 벌였습니다. 네 번째 작품에서는 배런빌에 만연하고 있는 마약사범을 수사하던 마약단속국(DEA)와 배런빌의 지역경찰과 합동작전을 수행하게 됩니다.


세 건의 살인사건의 여섯 희생자들은 전혀 무관한 것 같은데, 재미슨의 형부 프랭크가 회사에서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희생자들 사이에 모종의 연관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사건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듯 위기가 닥쳐오고, 위기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데커는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 뒤로 그의 기억력과 공감각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런 변화를 느낀 데커는 내 뇌가 다시 변하고 있는지도 몰라. 내일이면 또 다른 누구로 변해 있을까?(245)”라는 생각을 합니다.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신체는 물론 정신도 조금씩 변해가는 것이니 특별할 것은 없겠습니다만, 워낙이 대단한 기억력을 가진 데커라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재미슨의 형부 프랭크 미첼의 장례식에 참석한 데커의 생각은 음미해볼 만한 것입니다. “우리 대부분이 이렇게 되겠지. 우리는 그저 기억, 그리고 탁자에 놓이고 벽에 걸린 바래져 가는 사진들 속에서만 살아가는거야.(364)” 빛바랜 사진들마저도 보관하고 기억해줄 사람이 있다면 조그만 위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그마저도 오랜 세월이 지나면 기억해줄 사람 하나 없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남들보다 조금 나은 무엇을 이루겠다고 아등바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배런빌이 성립되는데 기여한 배런1세의 모진 기업경영은 주민들의 혐오의 대상이 되어 그 후손들이 불행한 삶을 살게 된 것을 보면 기업의 사회적 가치도 생각해보는 책읽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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