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전집 5 - 테아이테토스 / 필레보스 / 티마이오스 / 크리티아스 / 파르메니데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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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현 선생님이 <시작하는 철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https://blog.naver.com/neuro412/222597548161>에서 추천한 철학자들의 책을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 번째는 플라톤의 대화편 가운데 테아이테토스, 필레보스,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파르메니데스 등 다섯 편을 묶은 <플라톤의 다섯 대화편>입니다. 플라톤은 펠로폰네소스 전쟁 기간 귀족집안에서 출생하여 정치에 뜻을 두었지만,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결정된 것을 알고 철학을 통해 사회의 병폐를 극복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이집트, 남이탈리아 , 시칠리아 등지를 여행하고 기원전 4세기 초 아테나이로 돌아온 플라톤은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는 아카데메이아 학원을 열었습니다. 스승 소크라테스가 등장하여 철학적 대화를 이끌어가는 25편의 대화편을 집필하였습니다. 저자인 천병희교수는 플라톤의 대화편을 우리말로 옮겨 전집을 구성하였는데, <플라톤의 다섯 대화편>에 실린 다섯 대화편 가운데 테아이테토스는 중기에, 그리고 나머지는 후기에 집필한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등장인물은 당대의 유명한 철학자들로서 대화의 주제는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테아이테토스편은 지식’, 필레보스는 즐거움’, 티마이오스는 이성’, 크리티아스는 아테나이와 아틀란티스’, 파르메니아스는 형상을 주제로 한 대화입니다. 역시 만만치 않은 주제를 철학적 대화로 풀어가고 있어 집중을 해서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공통적으로 느낀 것이지만, 어찌 보면 논리적이지 못해 궤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화편이라고 하면서도 대화의 상대와 서로 토론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대화의 주도권을 잡은 분이 일방적으로 설명을 하고 상대는 적절하게 변죽을 올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그리스 철학계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특히 티마이오스의 이성부분에서는 우주와 지구상의 생명체의 창조에 관한 대화가 전개됩니다. 천체물리학을 비롯하여 진화론 등 과학에 근거한 천지창조의 비밀(?)을 이미 알고 있는 탓인지 티마이오스가 전개하는 창조론에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자연현상을 사유에 의한 가정을 바탕으로 설명하려다보니 신이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뭔가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소크라테스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듯합니다. 필레보스편을 보면, “프로타고라스, 우리는 우주라고 불리는 이 만유(萬有)가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인 힘과 우발적인 것의 지배를 받는다고 주장할까, 아니면 그와 반대로 우리 선조들이 말했듯이 지성과 놀라온 지혜에 의하여 정돈되고 조정된다고 주장할까?(212)”라고 합니다. 물론 딱 떨어지는 답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소크라테스의 대화 상대 역시 그런 점이 있었던가 봅니다. 필레보스에 나오는 프로타르코스 역시 소크라테스 선생님,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 가운데 어떤 것들은 좀 알 것 같지만, 어떤 것들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해요.(186)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소크라테스 선생님께서는 이상하게 빙빙 돌리시더니 우리가 어려운 질문에 말려들게 하셨네.(191)“라는 대목도 있습니다. 제가 가장 헷갈렸던 것은 논리를 전개하기 위하여 가져온 비유가 논의 중인 사안에 적절한 것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으면서 든 생각입니다만, 고대의 철학공부는 대화를 통하여 스스로 배우도록 하는 수업이 중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이 서양의 대표적 철학교육 방식이었다면 동양에서는 공자의 <논어>가 같은 방식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주입식 교육이 주종을 이루다고 서양의 토론방식이 도입되어 성과를 올리고 있는 듯합니다. 저야 물론 주입식 교육을 받던 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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