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번의 여행
카차 뷜만 지음, 강혜경 옮김 / 현문미디어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우한 폐렴 사태로 2년여 여행을 멈추고 있습니다. 일상을 제외하고는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국내여행도 자제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여행에 관한 책읽기도 뜸해지고는 있습니다만, 가끔은 눈길을 붙드는 책이 있으면 읽기도 합니다. <내 생애 단 한 번의 여행>도 그런 이유로 읽게 되었습니다. 특히 뒷표지에 적혀있는 삶과 사랑,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난 15인의 여행자, 그들이 발견한 여행의 기적’”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는 카차 뷜만입니다. 자신의 여행이야기가 아니라 여행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있었던 15명의 여성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살아가다보면 막막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도 오래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 그런 느낌이 든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50여일을 집에 처박혀 빈둥거리는 것으로 세월을 보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니 여행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았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생애 단 한 번의 여행>의 뒤표지에 적혀있는 다음 구절이 절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여행자는 자신의 수레바퀴를 벗어난 순간 진정 가슴 뛰는 삶을 찾을 수 있었다. 여행을 통해 삶에 필요한 용기를 얻었고, 더 너그러워졌으며 자기 본연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비로소 여행자가 여행의 기적을 발견한 것이다


물론 어떤 이야기는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아고 변화를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환경의 변화가 심리변화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해보는 여유를 찾을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단 한 번의 삶, 단 한 번의 여행이라는 모두 글에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이 책에서 만날 여성들은 여행을 좋아하며 여행 중 사람들 말고도 특히 사물 그 자체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여행을 통해 자신의 본성을 발견했고 여행을 자신과 세계의 관계 정립을 위해 이용했다.(7)”


대부분의 여성들이 여행을 좋아해서 많은 여행을 하는 편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단 한 번의 여행은 아니지 싶었습니다. 삶이 막막할 때 숨통을 트여주었던 특별한 여행에 관한 기억이라고 하는 편이 옳지 싶습니다. 그런가 하면 유디트라고 하는 방송인의 사례를 읽으면서는 위험한 여행은 피해야겠다는 교훈을 새겼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아무리 직업적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해도 목숨을 내놓은 도전에 나서야 했을까 싶습니다.


그런가 하면 루트와 베르너 부부의 삶도 참고할만한 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세상을 두로 주유했던가 봅니다. 형편이 허락하는 대로 여행을 떠났는데, 한번 갔던 곳을 다시 간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 많은데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보내기엔 삶이 너무 짧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업무로 여행을 다니던 일을 접고 나서부터는 갔던 장소를 다시 간 적은 아직 없습니다. 시간은 없고 가야할 곳은 많아서입니다.


책장을 덮으면서 생각해보니 이 책에 실린 15명의 여성들에게 있어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단 한 번의 여행은 대체로 반려자를 만난 여행을 꼽는 것 같았습니다. 반려자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도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만, 코리나와 에릭의 경우는 특별했습니다. 자가 대처 조치를 준비한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서로 싸워 헤어지게 될 경우 정확하게 일주일 후에 다시 처음 장소로 되돌아오기로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일주일이라는 기간은 자기를 돌아보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번역에 관한 일입니다만, 우리가 흔히는 영어로 알고 있는 지명을 독일어로 적어놓아서 헷갈리는 경우가 더러 보였습니다. 차라리 현지어로 적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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