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의 영성 - 친밀한 사귐과 풍성함을 누리는 비결
강준민 지음 / 두란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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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공야장(公冶長)을 보면 자공이 위()나라 대부 공문자의 시호에 ()’이 들어간 이유를 물었습니다. 공자께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민하여 배우기를 좋아했는데,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조차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호를 문이라 한 것이다.(敏而好學 不恥下問 是以謂之文也, 민이호학 불치하문 시이위지문야)” 여기에서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온 것입니다.


네이버 누리사랑방의 이웃 한 분은 오래된 유행어 궁금하면 500을 외치십니다만, 저는 궁금한 것은 꼭 여쭈어봅니다. 500원은 연말에 한꺼번에 정산을 하기로 합니다. 궁금한 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마음 한 구석에 께름직하게 남아 있어서 오래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경(書經)에도 호문즉유(好問則裕)라는 대목이 있나봅니다. 문기를 좋아하면 여유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즉 궁금증이 풀리면서 마음에 미혹(迷惑)이 남지 않기 때문에 편해진다는 뜻입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물어야 하는데, 그 누군가가 자신보다 신분이 낮거나 나이가 어려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불치하문(不恥下問)인 것입니다.


제가 현업을 떠난 지가 꽤 오래되다보니 그 사이에 바뀌거나 새로워진 내용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내용들은 대부분 후배들이 더 잘 알기 마련입니다. 지난달에는 그렇게 바뀐 내용을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역시 명민한 까닭에 잘 요약해서 설명해주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배운 것도 감사한 일인데 제가 책읽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책까지 한 권 선물해주었습니다. 저는 빈손으로 찾아갔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받은 책이 강준민 목사님의 <안식의 영성>입니다. 아마도 앞만 보고 달려온 제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건넨 것 같습니다.


저는 믿고 있는 종교는 없습니다. 부모님 위패를 절에 모셔놓고 있어서 제사 때마다 찾아 제를 드리곤 하기 때문에 마음이 불교에 다소 열려있는 편이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불교는 탐욕을 멀리하라고 가르치고 있어서 젊은 날 세웠던 뜻까지도 내려놓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라서 <안식의 영성>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별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책의 서문은 안식의 영성은 안식을 추구하는 영성입니다. 하나님의 안식 안으로 들어가는 영성입니다라고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안식은 천지창조의 6일째까지 세상의 창조를 마치고 7일째 쉬셨다는 데서 나온 원리라고 합니다. 안식은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8일째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안식의 영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하나님께 배우는 안식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안식에 관한 가르침을 짚어나갑니다. 2우리에게 허락된 안식의 시간을 누리는 법에서는 안식을 통하여 평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설파합니다. 다만 안식을 하나님과 예수님 안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점이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짧은 문장으로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개념을 반복하는데 마치 대중 앞에서 설교하듯 적어내려가신 것으로 보입니다.


목사님은 이 책은 안식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안식의 참된 의미를 배우기 원하는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빠른 변화의 속도 때문에 불안해하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사람들의 인정에 집착함으로 안식을 누리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스스로 자신을 착취하면서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사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하나님께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기 원하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10)’라고 적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해온 저에게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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