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겠습니다 (에세이 에디션) - 책과 가까워지는 53편의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
황보름 지음 / 어떤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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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를 좋아하고, 글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니 관심사가 같은 분들의 책을 찾아 읽게 됩니다. 물론 좋은 책을 소개받고, 글쓰기도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입니다. 황보름 작가님의 <매일 읽겠습니다>를 고른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었던 같은 맥락의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53꼭지의 글 가운데 제가 해온 책읽기, 혹은 글쓰기와 사뭇 닮은 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차이점도 있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다시 읽어볼만한 대목에는 표지를 붙여둘 뿐 책에는 줄을 긋거나, 뭔가 적어두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황작가님은 책을 읽으면서 줄을 긋거나,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두신다고 합니다.


작가는 심심해서, 이야기가 고파서, 공허해서, 친구에게 공감하고 싶어서, 세상을 희망하고 싶어서, 그리고 가장 궁극적으로는 그저 마냥 무언가가 읽고 싶어서, 나는 매일 책을 읽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9)”라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평소에 어렸을 적부터 책읽기를 좋아했지만, 대학에 들어가서는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일주일에 한권씩 읽기를 해보았던 것에서 출발해서 일 년에 300권 읽기에 이르렀고, 관심분야도 과학서적에서 인문학으로 넓혀가는 무작정 읽기였습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 나은 글을 써볼 요량으로 책을 더 열심히 읽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읽기로 책읽기를 시작하기를 추천합니다만, 생각해보니 책이던 영화던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것에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저자와의 차이점인 듯합니다. 또 하나는 전자책 읽기입니다. 저는 아직 전자책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역시 책은 침을 묻혀 넘길 정도는 아니더라고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겨가며 읽어야 읽는 맛을 느낀다고 할까요?


책을 읽다보면 소소한 것까지도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종의 규칙을 발견하는 것인데요. 이 책의 경우는 홀수번호를 붙인 주제이 시작되는 쪽의 다음 쪽 하단에 책읽기에 관한 금언을 각주로 붙여놓았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각주가 아니라 쪽 숫자를 대신하는 셈입니다. 아마도 편집하신 분의 창의적인 발상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고급지게 말하면 비판적 책읽기지만 통속적으로 꼬투리 잡는 책읽기라고 해야 할 버릇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꼬투리를 거의 잡아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딱 한 곳이 눈에 띄기는 했습니다. “국어를 가르치는 친구는 자연스럽지 않은 문장을 읽으면 무척 불편해한다. 비문을 발견하거나, 거들먹거리는 문장을 만나면 내용도 보지 않고 넘긴다. () 처음엔 친구가 좀 유별나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나 역시 문장에 예민해진 탓이다.(166)” 사실을 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인데가, 최근에는 글을 쓰면서 외래어를 극단적으로 배제하려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우리말 순화어를 찾아 적거나, 최대한 우리말로 옮기려 노력을 합니다.

이 대목을 뽑은 이유는 어디였는지 표시를 해두지 않았지만, 매끄럽게 흘러가던 책읽기가 물속에 숨어있는 바위를 만난 듯 다소 출렁이는 느낌이 드는 대목이 전혀 없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모두 53꼭지의 글을 모은 것도 의문이 든 대목입니다. 저 역시 독후감을 묶어 책으로 냈습니다만, 52꼭지로 만들었던 것은 한 주일에 하나씩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읗 했기 때문입니다. 일 년 365일을 일주일로 나누면 52주하고 하루가 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틀이 남는 해도 있기는 합니다. 일주일에 글을 한 꼭지 읽는다고 치면, 마지막 글을 하루에 읽기란 벅찰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말입니다. 물론 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는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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