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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개정판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6월 2일자 신문에는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2.6% 올랐는데, 이는 9년 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올 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월부터 꾸준하게 오르고 있어서 인플레이션이 닥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향은 지난해 초 시작한 우한폐렴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하여 경제가 위축되고 작황부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정적 요인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일어나고 있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꾀한다는 이유로 각종 선심성 예산을 국민들에게 퍼주고 있는데, 문제는 세수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나라빚은 2022년에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출범당시 670조원의 빚을 안고 시작한 이번 정부가 5년도 안돼서 1000조원이 넘는 빚을 다음 정권에 넘겨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플레이션 상황에 빠지게 되면 국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진다고 합니다만, 그런 위기 상황을 걱정하여 고삐를 틀어쥘 생각을 하는 사람이 과연 있는지나 모르겠습니다. 독일의 경제학자 하노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 등의 저자들은 <인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의 속성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인플레이션을 알아야 할 이유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역사를 거슬러 인플레이션이 등장했던 시절의 상황을 확인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인과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 부자들을 빈털터리로 만든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화폐가치를 조작하여 사람들을 빈곤의 구렁텅이에 빠트린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려줍니다.
독일은 20세기 들어 끔찍한 인플레이션을 직접 겪어본 나라입니다. 그래서인지 독일 최고의 자산운용사인 피두카를 설립한 고트프리트 헬러는 이 책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돈과 인플레이션의 역사에는 민주의 아픔이 서려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역사를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대비하여 당신의 재산을 어떻게 보호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실용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19쪽)”
사실 우리도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물가가 엄청나게 오르는 등 고난을 경험한 바가 있습니다만, 불과 반세기도 되지 않아 그와 같은 고난의 시기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을 쉽게 쓰기는 합니다만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어떤 상황이 닥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돈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돈이 나타내는 가치’가 달라지면서 시작됐다”라고 설명합니다. 돈이 너무 많아서 제 값을 다하지 못한다고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돈, 즉 화폐의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서 실감이 덜 할 것 같습니다만, 물가가 야금야금 오르는 품세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일자리가 없어 돈을 벌지 못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 정부가 돈을 풀어주겠지 하는 기대심리가 커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돈을 풀면 그 돈이 공장으로 흘러들어가서 고용이 늘어나는 선순환을 이루어야 할 터인데, 공장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지원하기보다는 뭔가 제약을 가하는 일들이 더 많아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정부의 빚은 결국 우리의 자식세대들이 갚아야 할 빚인데,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번듯한 직장을 마련해주는 정책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모든 것이 오리무중을 헤매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요즈음 국가의 위기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국민들이 꼭 읽고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싶은 책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