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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 - 잠 못 드는 사람들 / 올라브의 꿈 / 해질 무렵
욘 포세 지음, 홍재웅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평점 :
북유럽 작가의 작품으로는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 정도가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욘 포세 3부작>을 읽게 된 것은 ‘잠 못 드는 사람들’이라는 중편의 제목에 끌렸던 까닭입니다. 헨릭 입센과 같은 노르웨이 출신의 작가라는 이유도 한 몫을 했을 것입니다. <욘 포세 3부작>은 ‘잠 못 드는 사람들’, ‘올라브의 꿈’, ‘해질 무렵’ 등 세편의 연작 소설로 구성되었습니다. 3부작이라는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이야기의 맥락이 연결되고 있으니, 한편의 장편소설이라고 불러도 되지 싶습니다.
3부작을 구성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노르웨이 서남부 해안의 피오르드 안에 숨어있는 벼리빈(지금의 베르겐입니다)을 무대로 펼쳐집니다. 뒬리아에 살던 아슬레와 알리다는 열일곱 남짓한 젊은이들인데,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알리다가 임신을 하여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고기를 잡으러 나갔던 아버지가 폭풍에 실종된 이후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면서 아슬레는 고아가 되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보트하우스의 주인이 나타나 집을 비워달라 하고 합니다. 알리다 역시 아슬레를 집으로 들일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에 두 사람은 무작정 벼리빈으로 향한 것이었습니다.
벼리빈에서도 역시 결혼하지 않은 두 젊은이들에게 하룻밤 묵어갈 방을 내줄 정도로 따듯한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여관마저도 다 찼다는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합니다. 결국은 막아서는 노파의 집에 우격다짐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알리다는 출산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보면 두 사람은 지지리 복도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 부모로부터 충분히 돌봄을 받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물려받은 것도 없오 빈털터리로 벼리빈까지 흘러든 셈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아슬레는 올라브로, 알리다는 오스타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바르멘에 살고 있다고 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두 사람은 여전히 벼리빈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는 올라브라고 하는 노인이 등장하는데, 올라브라고 주장하는 아슬레의 정체를 알아봅니다. 노인은 뒬리아에서 두 건의 변사사건이 있었다고 아슬레에게 이야기합니다. 보트하우스의 주인과 알리다의 어머니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2부의 말미에는 이야기가 더 확장되면서 올라브가 두 건의 변사사건과 연관이 되어있지 않느냐고 추궁합니다. 그리고는 맥주를 한 잔 살 것을 요구합니다. 뿐만 아니라 올라브가 살고 있는 집의 주인 노파가 실종된 것과도 연관지으려 합니다. 올라브는 맥주집에서 노르웨이 북단에 있는 섬 뫼소이에서 왔다는 오스가우트를 만나게 됩니다. 올라브는 오스가우트가 약혼자에게 주려고 샀다는 금팔찌에 이끌립니다. 그리고 오스타를 위하여 금팔찌를 사고 싶어 합니다. 결국은 오스가우트의 도움을 받아 금팔찌를 사지만 거리의 여자에게 도둑을 맞습니다. 오스타가 기다리는 집에 돌아온 올라브는 벼리빈을 떠나기고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마을을 떠나기 전에 노인의 고발에 따라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의 화자는 알리다의 딸 알렉스입니다. 알렉스는 알리다와 오슬레이크 사이에 태어난 딸입니다. 그러니까 아슬레가 처형당한 뒤에 의지할 데가 없는 알리다를 발견한 것은 오슬레이크였습니다. 알리다가 어렸을 적 뒬리아에 살던 오슬레이크는 벼리빈에서 발견한 알리다에게 비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해달라고 합니다. 갈곳이 없던 알리다는 오슬레이크를 따라 비카로 갔고, 그와 같이 살게 됩니다.
긴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작품해설을 보고서야 알았지만, 쉼표있으나 마침표가 없는 글이었던 것입니다. 작가의 이런 의도는 “마침표가 없으면 모든 텍스트는 사람들이 내적으로 생각하고 고심하는 모습을 담아낸 길고 긴 덩어리의 형식(263쪽)”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상황에 대한 설명이 반복되지만 아슬레가 벌이는 행적이 미심쩍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인 듯합니다. 작품해설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