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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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이 세계로 확산된 지 벌써 1년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밀폐, 밀집, 밀접3() 환경,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곳과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게 모여서 1m 이내의 밀접한 접촉을 하는 것을 통하여 확산된다고 알려지면서 대중영화관도 사람들의 외면을 받게 되었습니다.


현실공간에서의 만남이 제약을 받으면서 가상공간에서의 만남이 활기를 띄게 되었습니다. 영화 역시 대중영화관이 지고, 누리망을 통하여 신작을 소개하는 추세가 빠르게 확산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제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라서....) 넷플릭스는 가장 주목받고 있는 매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력인 미국의 다중매체기업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라는 이름은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1998년 비디어 대여사업으로 영업활동을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누리망을 통하여 TV연속방송극이나 영화를 제공하는 영업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201811일 출간된 폴란드 작가 블란카 리핀스카의 <365>은 일약 작가를 유명인 대열에 올려놓았습니다. 각국에서 번역 소개되면서 가장 잘 팔리는 소설이 되었고, Wprost는 작가 블란카 리핀스카를 2019년 폴란드 최고작가, 2020년 폴란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했다고 합니다.


소설의 독후감을 정리할 때, 이야기의 줄거리를 공개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만, 출판사에서 책을 소개하기 위하여 요약한 정도를 인용해도 될 것 같습니다. 폴란드에서 호텔리어로 일하는 라우라는 남자친구 등 2쌍의 친구들과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휴식을 위한 여행이 악몽이 되고 만 것은 라우라가 마피아 가문의 젊은 수장 마시모의 눈에 띄어 납치된 것입니다. 과거 피습을 당해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지경에 빠졌을 때 꿈속에서 만난 이상형의 여성이 바로 라우라였다는 것입니다.


납치된 사람이 납치한 사람에 빠져 오히려 두둔하는 경향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라우라 역시 마시모의 치명적인 매력에 점차 빠져들게 됩니다. <365>의 주요 흐름은 성애에 기반합니다. 라우라 역시 순수한 사랑보다는 성을 즐기는 개방적인 여성이고, 마시모 역시 자유분방한 성격이라서 두 사람은 성애를 매개로 납치라는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는 관계가 사랑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성애를 다루는 소설이나 영화는 아무래도 비밀스럽게 만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365>의 작가는 성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건 저녁을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회적으로 성에 대한 개방성이 지나치게 결여되어 있고, 사랑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폴란드 사회가 그렇다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이 소설이 번역 소개되고 영화로 만들어져 넷플릭스에서 제공되면서 전 세계 여성들의 호응이 뜨거웠다고 합니다. 물론 도색소설이나 도색영화가 남성들의 전유물일 것이라는 생각도 편견인 듯합니다. 여성 역시 관심이 크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설 <365>이나 영화 <365>이 성에 대하여 개방적인 나라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는 것을 보면, 성애 이외에도 꿈도 꾸어보지 못한 상류사회에 진입한 라우라의 새로운 삶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 것은 아닐까요?


조금 아쉬운 점은 우리의 주인공들이 시도 때도 없이 성애를 즐긴다는 점인데, 이야기의 전개보다는 색다른 상황에서의 성애를 즐기는 듯한, 삼류여관에서 제공하는 맥락 없는 도색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성애에 대한 묘사도 미묘하고 섬세함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남는 것 같습니다. <365>, <오늘>, <또 다른 365> 3부작으로 구성된 소설의 전편을 독파했어야 하는데, <365>이 라우라가 피습되는 위기를 겨우 벗어난 상황에서 끝나는 바람에 아쉬웠습니다. 마치 일일연속극처럼 <오늘>이 빨리 번역 소개되어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영화를 보면 전체 이야기를 알 수 있겠습니다만, 영화와 소설은 즐기는 방법이 전혀 달라 제 경우는 소설을 읽는 재미가 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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