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도시로 읽다
강덕수 외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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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꼼짝을 못하고 있습니다만, 사태가 풀리면 러시아도 찾아가볼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가보고 싶은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하지만 러시아하면 일단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꼭 타보고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라는 부제가 눈에 띈 <러시아, 도시로 읽다>를 골라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50년 이상 러시아를 연구해온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에서 기획하여 연구소에 소속된 열세분의 교수님들이 참여하여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10년 전에 준비한 기획이었던 모양입니다. 여기 참여한 교수님들은 온갖 위험을 무릅쓰면서 발로 걷고, 뛰며 그 변화를 읽고 기록해왔다고 합니다. 이 책에어 다룬 러시아의 도시들은 모두 24개입니다. 교수님들은 각자 맡은 도시에 관한 사실들을 그저 연구실에서 챙겨보는데 그치지 않고 도시들을 찾아가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발로 쓴 현장보고서인 셈입니다.


24개의 러시아 도시들 가운데 제가 가본 곳은 칼리닌그라드, 한 곳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옴스크, 이르쿠츠크, 하바롭스크, 블라디보스토크 등 이름을 들어라도 본 곳은 6곳에 불과했습니다. 칼리닌그라드는 24개 도시들 가운데 유일하게 월경지에 있는 도시입니다. 어떻게 보면 부동항에 대한 러시아의 염원 때문에 내놓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칼리닌그라드의 원래 이름이 쾨니히스베르크입니다. 독일제국이 출발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이 자국 영토임을 주장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64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입니다만, 24개 도시로 나누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을 것 같습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아도 24쪽에 불과해서 사진을 조금 넉넉하게 넣다보면 내용이 부실할 수도 있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들은 이들 도시들이 간직한 역사적 경험과 기억을 파헤쳐 지역적 정체성을 알아내려 했다고 합니다. 도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지경학적, 저정학적 특성은 무엇인지, 소비에트의 잔재를 어떻게 털어냈는지, 글로벌화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가고 있는지 등, 저자들의 관심영역은 확장성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관련 자료를 찾다보면 어느 것을 넣고, 어느 것을 뺄 것인가하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러시아에 특별하게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24개 도시를 모두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도시들 가운데 한번쯤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도시를 골라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관심을 두고 있으므로, 열차가 기착하는 도시로 니즈니노브고로도, 예카테린부르크, 노보시비르스크, 이르쿠츠크, 하바롭스크,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등은 아무래도 눈길이 오래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알레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화자가 터키에서 온 할랄이라는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침대차를 타고 여행해본 경험은 지난해 이집트를 여행하면서 카이로에서 아스완까지 밤열차로 여행한 경험은 있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카이로에서 아스완으로 이동하는 것이라서 열차여행이 주는 독특한 느낌을 얻을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혹은 캐나다나 미국의 대륙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을 해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예상치 못한 소득을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러시아, 도시로 읽다>의 톰스크 편에서 만난 임산부 기념상이라 배추소년 조각상을 만난 것은 생각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산과를 전공하고 있어서 알려주려고 합니다. 톰스크는 기념물의 도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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