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 - 위기의 시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향한 새로운 시선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남효창 감수 / 더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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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언제였나 싶습니다. 꽤 오래 전에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서울시내와 근교의 걸을만한 곳을 열심히 찾던 적이 있습니다. 도심을 걷기도 했지만 숲길이 훨씬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나무와 숲과 함께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나무와 숲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숲 해설가이자 생태작가인 페터 볼레벤의 <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입니다. 독후감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숲 사용 설명서: https://blog.naver.com/neuro412/221367286940>로 이미 만나본 적이 있었습니다. 작가는 오랜 세월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었던 띠가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라고 믿는 분입니다. <숲 사용 설명서>에서는 숲에서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독일 숲이겠지만서두요. <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에서는 숲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감을 통하여 숲을 느끼는 방법, 나무도 오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숲이 가지는 치유의 효능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우한폐렴의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숲으로 가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숲에서는 아무래도 타인과의 거리를 충분히 띄울 수 있을 것 같고, 게다가 숲이 가지고 있는 항균작용을 이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감을 넘어 여섯 번째 감각을 주제로 하여 숲과 사람을 연결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는 아마도 정해진 주제 없어 자유롭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아놓은 느낌입니다. 31개 꼭지들이 통일된 주제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전혀 생소한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알듯말듯한 것을 분명하게 하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식물을 키우면서 손을 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접촉형태형성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접촉형태형성은 식물을 만지면 더디게 자라는 현상을 말합니다. 더디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줄기를 키우는 반응을 보이는 것인데, 식물은 무언가와 접촉을 하는 것을 바람으로 인한 풍하중(風荷重)으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식물이 바람을 맞으면 꺽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하여 줄기를 두텁게 만들고 뿌리를 깊이 내리는 반응을 한다는 것입니다.


숲에 들어가면 항균제인 피톤치드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합니다. 숲에는 호시탐탐 나무를 노리는 미생물들이 넘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바람에 가지가 부러지거나 혹은 동물이 무심코 긁어놓은 상처를 통해서 나무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서서히 나무를 먹어치우기 시작해서 종국에는 죽음으로 몰아넣는다고 합니다. 이런 미생물들을 퇴치하기 위하여 나무가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이 바로 피톤치드인 것입니다.


피톤치드는 염증억제효과는 물론 항암효과까지도 있다고 합니다. 암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이 숲 생활을 시작해서 암이 깨끗이 나은 경우가 있는데, 바로 숲의 치유효과를 제대로 받는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항노화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숲과 가까이 지내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코끼리가 나무껍질을 벗겨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물론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얻는 추가 이익이 있다고 합니다. 숲이 무성해지면 수관이 형성되면서 지면에 풀이 자라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초식동물이 나무껍질을 벗겨 먹으면 나무는 상처를 이고 고사하게 되어, 대지가 햇볕에 노출되고 초식동물을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식동물이 계획적으로 나무껍질을 벗겨먹는 것은 아닐거라는 생각입니다.


나무는 뿌리에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나무들과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아 소통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숲에는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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